나는 집에 가는 대신 메시지로 필요한 것을묻곤 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미적지근한 답을 보내왔다.
[아무거나]
아버지는 의뭉스러운 사람이었다. 늘 속내를 감추었고무얼 물어도 제대로 된 답을 해준 적이 없었다. 속을 갑갑하게 하는 침묵과 불통, 묵인만 이어지는 집이 지겨웠다.

아버지의 메시지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한참 뒤 미스터 김이 남자와 대화를 마치고 내게 다가왔다. 그는 턱을 긁적이며 물었다.
나를 따라오겠습니까?
미스터 김은 내게 이곳을 구경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오후 한시였다. 곧 떠나야 하긴 했으나 핸드폰도 충전되었고 제프가 입국할 시간까지도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가이드를 자처하는 미스터 김의 호의를 거절하기도 미안했고, 고민하다 그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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