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부조리에서 기인한 불일치

쇼펜하우어가 제시한 유명한 프랑스 가스코뉴 지방 농부의 일화가 있습니다. 왕이 매서운 추위의 한겨울에 그의 유일한 의상인 얇은 여름옷을 입고 있는 농부를 보고 비웃었습니다. 그러자그는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죠. "폐하께서 소인이 입고 있는옷을 입으신다면 훨씬 따뜻함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그에게 무얼 입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소인의 의상 전부요!" 농부가 말한 그의 ‘의상 전부‘라는 말은 실제로는 얇은 옷 한 벌뿐입니다. 그래서 이 말은 왕의 엄청나게 많은 의상과 대조되어 그의얼어가는 몸과 불일치합니다. 이러한 부조리한 지점에서 웃음이터져 나오는 것이지요.
그는 웃음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첫째는 위트입니다.
여기에는 통상 우리가 농담이나 조크로 말하는 것과 개그도 포함됩니다. 이 위트는 보통 프로이트가 의도적인 농담이라고 말한것과 같습니다. 우월한 관점에서 재치와 기지로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웃기는 것을 말합니다. 앞선 언급한 가스코뉴 지방 농부의일화가 이러한 위트의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둘째는 바보스러움입니다. 보통 우리나라 개그계에서는 바보

짓이라고 불리는 웃음 코드이지요. 바보가 나타내는 불일치는 전혀 비자발적이고 비의도적인 것입니다. 영구와 맹구와 같은 바보캐릭터가 언제나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것처럼 말이지요.
바보들은 바보가 아닌 것처럼 행동해도 결국 바보임이 드러나게 마련이지요. 그 바보들을 보며 웃는 우리 자신 스스로도 바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쇼펜하우어의 독설을 피할 수 없습니다.
앞에서 논증의 오류를 공부할 때 <깐죽거리 잔혹사>를 예로 들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그 코너에서 개그맨 조윤호 씨는 자기의 생각과 불일치하는 세상 때문에 곤란을 겪습니다. 머릿속으로 고안해 낸 필살기는 모두 거부되고 오히려 매번 역습을 당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조윤호 씨의 바보짓을 보며 즐거워합니다.
쇼펜하우어는 그가 미국의 한 해방된 흑인에 관하여 언급한 바있습니다. 그 흑인은 모든 면에서 백인을 모방하려고 애를 썼지요. 그래서 자신의 죽은 아이에 관한 묘비명에 다음과 같이 썼다죠. "나의 사랑하는 일찍 저버린 백합." 하얀 꽃을 대표하는 백합과 죽은 흑인 아이는 기묘한 불일치를 자아냅니다. 여기서 웃음코드가 있지요. 하지만 이 농담은 쇼펜하우어가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열등감에 의해 유색인종이 백인을 맹목적으로 모방하려는 바보 같은

개그 철학 칼럼 1+1
너무나 인간적인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의 인간성과 행동에 대한 주류 학자들의 평가는 쇼펜하우어 못지않게 독설적이고 풍자적이다. 바이셰델의 ‘철학의 뒤안길에 기록된 쇼펜하우어 이야기는 자못 충격적이다. 이런 부정적인 평가 덕분에 쇼펜하우어철학은 제대로 이해될 기회를 얻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 때문에 그의 철학까지 버리면 ‘목욕물과 더불어 아이까지 버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래도 바이셰델과 같은 전기 작가 덕분에 쇼펜하우어의 이면을 볼 수 있다. 그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사악한 통찰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가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터트린 대로, 그 자신은 성인군자가 아닌 인간이다. 그럼, 바이셰델의 말을 빌려 그 인간적인 모습을 한번 보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는 스스로를 ‘인간혐오자‘라고 불렀다. 한때 유명한 여류 작가였던 그의 어머니 요하나 쇼펜하우어는 아들의 ‘비뚤어진 심성‘을 매우 한탄하였다. 쇼펜하우어는 그의 동료들이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함상 의심스런 눈으로 주위를 경계했다. 그는 침실에 항상 무기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누군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만해도 그는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얌전한 여자가 수다를 떨어 그를방해한다고 그녀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적도 있었다. 그 일로 인해 그녀는 평생 불구로 지내게 되었고, 쇼펜하우어 자신도 평생 보상의 의무를 지게 되어두고두고 자책감과 경제적인 부담으로 괴로워했다.
함께 생활한 유일한존재는 그가 아꼈던 충실한 푸들 강아지뿐이었다"

"오해하지 마라, 이래 봬도, 나, 양상국보다 인기 많고 출연료 비싸다!"
"오해하지 마라, 이래 봬도, 마음만은 턱별시다! (특별시의 경상도 발음)"
"오해하지 마라. 이래봬도, 키는 작아도 이 정도 생겼으면 되잖아!"
보통, 뚱뚱하고 인기 없고 촌스럽고 키 작은 남자는 실패자(루저)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유머를 통해 이러한 가치 판단에 저항하고 이를 전복하려고 합니다. 이런 가치 전도에 의해 기존 가치 평가가 거꾸로 문제임이 드러납니다. 뚱뚱한 것이문제가 아니라 뚱뚱함을 죄악시하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촌스러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촌스러움을 비웃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키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키 작음을 조소하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인기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인기 없음을 비정상으로 모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비정상을 이상으로 내모는 것이 잘못된 가치 평가의 메커니즘입니다. 이러한 기성 가치관에 물든 사람들은 비정상으로 규정된 자들을 비웃고 조롱합니다. 이를 통해그들은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쾌감을 느낍니다. 이렇게 길을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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