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눈이 커다래졌다. ‘친구들한테 아빠가 만들어줬다고 자랑해야지‘라며 맑은 입으로 바쁘게 종알거린다.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 조명의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며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들여다보고 의자에 앉아보고 책상을 만져보고 서랍을 열어보고 하며 소꿉놀이라도 되는 듯 하나씩 점검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하루의 힘든 노고가 스르르 사라진다. 내가 만든 것 중 제일 큰 작품이었다.
언젠가 이 화장대보다 비싼 제품이나 고급가구를 더 좋아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래도 아빠의 정성이 들어간 물건이 추억으로 남겠지 생각하면 애틋하다.
인생에 기억할 만한 좋은 추억은 그리 자주 오지 않으며, 그런 날은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후회로 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계절의 끝을 맞이할 즈음에 문득 깨닫는다. 그런 봄날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누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서둘러 잡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짧지만 좋은 날, 오래도록 추억으로 간직되는 날, 당신에게도 오늘이 봄날이었으면 좋겠다.
나무를 만진다는 건 나를 위로한다는 것
"나무는 땅이 하늘에 쓴 시이다." 칼릴 지브란(레바논의 철학자, 시인)
"숲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는 힘과 오래된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묘한 공기 때문이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보물섬>의 작가)
"우리의 모든 지혜는 나무에 저장되어 있다." 산토시 칼와르(네팔의 작가)
이곳에선 오직 나만 위할 것 반드시 쉬었다 갈 것 많이 행복할 것
"도심 속 작은 귀퉁이에서 즐거움의 세계가 열린다!" 취미와 예술이 만나는 작은 목공소가 여기에 있다. 집에서 목공을 하기 위해 이사까지 감행한 저자는 거실 베란다에 목공소를 차려놓고 토요일마다 놀러간다. 운과 요행은 없는 세계, 노력과 실력만 있는 세계에서 정확하게 나무를 자르고 이어붙이며 몰입의 기쁨을 누린다.
이 책은 무료하고 밋밋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주위를 둘러보라. 작은 귀퉁이에 자리를 마련하라. 그리고 그곳에서 무엇이든 시작하라. 즐거움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황보름(소설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나무를 닮은 따뜻하고 다정한 이야기!" 이 세계를 이루는 재료 중 가장 아름다운 재료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나무를 고르겠다. 저자의 글에는 나무를 닮은 정직함과 따뜻함이 깃들어 있다. 나무의 결에 발맞추어 자연스러운 창작을 이어가는 목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무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와 연결되는 다정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임이랑(에세이스트, 《아무튼,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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