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누구에게나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주체로서 존재해야 할 소중한 공간이 있다.
나의 어머니는 내가 어린 시절에 친구의 집에놀러 갈 때면
냉장고 문을 함부로 열지 말 것을,
그리고 그 부모님이주무시는 안방의 침대에는 절대 올라가지 말 것을,
몇 번이고 주차시키곤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재봉틀과 아버지의 서재 주변에는 원만해서는 어린 나와 동생이 오지 못하게 했다. 어머니 역시 자신의 공간에서 주인이 되고 싶어 했고, 그에 따라 타인의 공간을 존중해 주었던것이다.
운전석에 앉은 대리기사는, 그래서 외롭다. 조수석에 앉은 차의 주인도 함께 외롭고 민망할 것이다. 주인은 손님이 되고 손님은 주인의역할을 대리하며, 그렇게 서로의 가면을 바꿔 쓰고 목적지까지 간다.
이러한 관계의 역전은 모두 겪어본 바가 없고 그래서 어떻게 상대방을 확대해야 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카카오드라이버의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기사와 손님의 표정은 그러한 위화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공간에서 마주한 이들이 지을 수있는 복잡한 표정일 것이다.
그래도 ‘환대‘는 가능하다. 언젠가 자신을 관악구의 경찰공무원이라고 소개한 이는 나에게 선생님의 차라고 생각하고 편안히 운전해주십시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그것은 그 공간에서 일어날 수있는 가장 역설적인 발화이자, 그 뒤틀린 공간의 주체가 베풀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