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보다는 고통이 훨씬 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 고통을 몇 년이나 견뎌왔다.
"요양원에서 일하는 거, 월급이 더 높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노동인데."
"맞는 말이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는 것도 훨씬 더까다로워야 하고 말이야. 노인 요양보호사에게는 많은 것이 요구되잖아.
예를 들면 관대함, 노인에 대한 예의. 그리고 어느 정도 의학적 지식도 필요하지, 물리요법에 대한지식도 없으면 안 되지, 거기다 영양학도. 일일이 따지자면 끝이 없을 정도잖아."
"그리고 긴박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그래. 또 말 못 하는 상대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
"노인은 우울해지기 쉬우니까 정신과적인 지식도 필요하겠죠."
"자신의 기분을 잘 통제하고 늘 명랑한 태도로 임한다.
이건 내가 잘 못 하는 거지."
"나도 그건 잘 못 해요."
"생각해 보면 정말 힘든 직업이야. 그런데 저임금."
"그래도 마가이노 총리가 좋은 대안을 내놓을지도 모르지.
저출산 고령화나
수명과 건강 수명의 격차,
젊은 사람들의 취직난과 악덕 기업,
노인 요양보호사들의 가혹한 직업 환경 등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모순의 여파가 주부에게 미치는 영향이야말로 이 소설의 포인트다.
병 수발의 가혹함과 가족의 몰이해 때문에 주부는 급기야 가출하고 만다. 그 때문에 가족은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주부가 짊어졌던 그 가혹함을 가족이 조금씩 분담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변해 가는 이야기다.
‘가사 노동을 폄훼하고 노동시간에서 배제하며, 가사노동에 임하는 일손을 기피하고 깎아내리는‘ 가사 노동해러스먼트(가사 노동에 대한 괴롭힘)에 대해 분석한 다케노부미에코의 《가사 노동 해러스먼트: 살기 힘든 근본적인 이유》 (이와나미 신서)가 출간된 것은 2013년 10월이었다. 하기야 ‘가사 노동 해러스먼트‘라는 말은 남편이 집안일을 도우려 하면 아내가 시시콜콜 잔소리를 한다는 그릇된 해석으로 유포되고 있지만.
다소 개인적인 얘기를 하겠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이 출간되기 직전, 홋카이도에 사는 어머니 몸에서 암이 발견되었다. 대장암 말기였다. 간에도 이미 전이된 상태였다. 당시 어머니는 일흔아홉 살이었다. 나도 입회한 자리에서 의사와 의논해, 장폐색이 발생한 부분을 절제하고 그 다음에는 항암제 치료만 받기로 했다. 암에 관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