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아. 난 아무것도 한게 없는걸. 내버려뒀더니 그냥 그렇게 됐어. 내가 뭔가 고생해서 열심히했다면 엄청 기쁠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난 지금까지뭘 했나 싶어. 그저 낳았을 뿐이야. 아무 데도 손이 안 가는정말 착한 애거든. 그래서 왠지 쓸쓸해."
나는 알 듯했다.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 맘고생이 심한 친구가 고통으로 몸부림친 끝에 
"결국 엄마란 자식을 낳았을 뿐이야. 할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엄마란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에리는 나를 물끄러미바라보며 말했다.
"너, 하나도 안 변했구나." 
"아까는 할망구가 됐다며 웃었으면서 너도 하나도 안 변했어. 늙었을 뿐이야."

"우리는 그저 태어났을 뿐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