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오일쇼크)은 정부의 가스 연료화 정책에 힘을 실어주며 1980년대 도시가스 보급을 이끌었다.
가스레인•지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수입금지품목이었지만 이 시기에 폭발책으로 유입되었다.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식 주거 양식을 갖춘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부엌의 현대화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1960년대 이후 ‘모던한 서구식 부엌은 국가적 차원의 숙원 사업이 됐다.
1920년대의 개량 부엌 주장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1920년대에는 남존여비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봉건제를 따파하자는 목적의 부엌 개량이었다면,
1960년대 모던 부엌론은 국가 근대화 · 산업화의 주축이자 생산력을 증진하는 가사노동자와 주부의 능률을 제고하는 ‘투자‘ 개념이었다.
문제는 둘 다 여성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하녀나 식모를 두지 않고 스스로 부엌일을 하는 근대적인 ‘신여성‘에 대한 환상,
가정을 부양하는 바깥양반을 잘 내조하고 자녀 교육과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현모양처 ‘집사람,
이후 직장 생활로 돈도 벌면서 살림도 살뜰히 챙기는 ‘슈퍼 맘‘까지 이어지는 성역할론의 연대기는 장구하고 견고하다.
이유야 어쨌든, 밥이나 짓던 외부 공간이었던 부엌은 집 안으로 들어와 주요 생활공간의 지위를 재탈환하며 주방이 됐다.
한국의 주방이 전후 급격한 근대화를 거치며 중간 단계를 뛰어넘어 단번에 현대적인 주방으로 전환됐다면 서구 사회에서는 그 과정이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