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너를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너의 선택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건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란 걸 분명히 알아두렴.
네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육아와 집의 화목을 이유로,
남편의 일과 딸같이 여긴다는 시부모의 권유로
너의 선택이 침해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란다.
엄마가 왔다. 겨울방학이란다.
난 엄마가 와서 너무 좋다.
그런데 동생은 엄마를 알아보지 못했다.
걱정이다. 엄마를 몰라보다니!
딸은 동생이 엄마를 몰라봤다는 사실에 걱정하며 그림일기를 썼다. 누굴 걱정할 나이도 아닌데, 그저 엄마가 와서 좋다고만 말해도 될 나이인데. 남편은 "나도 안 한 걱정을 아이가했네" 하며 한참이나 딸의 그림일기를 쳐다봤다.
내가 유학 간 1년 동안 딸은 바쁜 아빠와 동생, 할머니와함께 지냈다. 내가 밀라노에서 돌아와 우리 가족이 다시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을 즈음 딸이 물었다.
"엄마! 할머니는 동생을 더 예뻐하는데, 엄마도 그래?"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딸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먼저 태어난 아이는 나중에 태어난 아이보다 엄마랑 더 많은 시간과 기억을 갖잖니. 그래서 어른들이 작은 애를 더 아끼게 되는 것 아닐까?
넌 일찍 태어난 그만큼 엄마와 시간을 더 함께했으니, 언젠가 엄마가 이세상을 떠나도 어찌 됐든 동생보다는 더 많은 걸 기억하게 되잖아. 그것만 생각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