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은 자신만 옳다고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제가 악인이라는 말씀이세요?"
"악인이 될 수도 있겠지. 적어도 너만 옳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그동안 내가 저질러 온 소소한 범죄들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의 정당성을 지적하는 건지 헷갈렸다.
"비스킷을 도우려는 넌 악인이 아닐 게다. 반면에 복수를 하는 건 옳은 일은 아니지. 네가 왜 비스킷을 보게 되었는지 생각해 본적 있니?"

비스킷을 보게 된 이유? 그러고 보니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소리가 잘 들려서……………는 단순한 접근일 테니 아닐 거고. 비스킷을도와주라는 신의 계획이라면, 거창하다. 진짜 이유가 있긴 한건가.
"내 생각엔 말이다. 네가 처음 비스킷을 보게 된 건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 아마 널 믿어 주지 않는 부모님 때문에 속상했겠지.
어린 마음에 너 자신도 비스킷이 될지 모른다고 두려웠을 테고, 복수는 네가 비스킷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을 거야."

자신을 믿지 못하는 소외된 빛깔의 비스킷과 나를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했다는 말인가. 그래서 나 자신을 보듯 비스킷을 보아 온

 훈련장에서 제대로 해야만 실제 경기에서 실수를 줄일수 있었다.
"하나!"
다이빙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지닐 수 있도록 다 함께 목청껏 소리치는 시간.
"우리는 다이빙 기능을 기르면서 다이빙에 대한 사고능력을 키우고 열정을 살찌우도록 한다!"
"둘!"
"우리는 다이빙의 전통을 이어나가며 다이빙을 통해 각자의 삶을 드높이는 지식과 기능을 기른다!"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목소리는 점점 높아진다.
"잘한다, 셋!"
"우리는 다이빙 훈련을 통해 통상적 사고에 머무르지 않

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며, 타자와 세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기른다!"
누가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입에 착착 붙는 내용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듣다 보면 그냥 애들이 악을 쓰는구나, 하겠지만 가슴으로 헤아려보면 다이빙이란 스포츠가 인류를 굽어살피고 구할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뭔가 역사적이고대단히 위대한 일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명치께가 뻐근해지기도 했다.
"꾸물거리지 말고 바로바로 이어서, 시작!"
스펀지 조각이 가득한 풀을 바라보며 보드 뒤쪽으로 줄을섰다. 기재 코치의 눈빛이 평소와 달리 매섭게 변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동안 연마하던 동작을 검사받는 시간이었다. 늘하던 일과 중 하나인데도 매번 떨리는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올라서는 다이빙대 높이는 점점 높아지는데 그에 비례해서 내 간은 점점 쪼그라드는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뛰기, 앞으로 서서 반대로 뛰기, 뒤로 굴러 앞으로뛰기, 뒤로 뛰기, 트위스트, 암스탠드・・・・・・ 현란한 동작들이 초단위로 빠르게 이어졌다.
권재훈 차례였다. 물구나무서서 뛰기를 시도한 모습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다이빙대에서 몸이 떨어지는 순간 녀석이 얼마나 이를 악물고 뛰었는지 알 수 있었다.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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