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폴(Europol) 홈페이지에서 가장 최근 수사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2023년 5월에 유로폴이 발표한 수사 사례‘에 따르면, 유로폴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9개국은 공조 수사를 통해서 ‘모노폴리마켓‘(Monopoly Market)이라는 마약 거래 다크웹을 압수하고 이를 통해서 마약을 거래한 288명의 용의자를 체포하고, 필로폰과 코카인 등 850킬로그램의 마약 5,340만 달러의 현금 및 가상자산, 그리고 117정의 총을 압수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체포된 용의자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들도 서로를 직접 만난 적은 없을 것입니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용의자는 크로아티아인과 세르비아인인데, 2022년 11월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위치가 발각된 뒤 체포되어 미국으로 송환되었습니다. 이들은 범죄의 대가를 가상화폐로 받아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화폐거래소들을 거쳐 돈세탁을 한 후 세르비아에서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인 손정우가 만든 것으로 밝혀져서 큰 논란이일었던 ‘웰컴투비디오‘(Welcome to Video)라는 당시 세계 최대의 아동성착취물 공유사이트도 다크웹에 개설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포르노 사이트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동*미국 153명, 영국 55명, 독일 52명, 네덜란드 10명, 오스트리아 9명, 프랑스 5명, 스위스 2명, 폴란드 1명, 브라질 1명,
성착취물이라는 것은 가령 5살짜리 여자아이를 강간하거나 심지어 신체를 훼손하는 영상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 사이트에는 아예 "15세 이상의 아동음란물은 올리지 말 것"이라는 배너가 떠 있고, 영상의 분류로 ‘사춘기 이전 아동 하드코어물 ‘4세‘ ‘2세‘ ‘2세 미만‘이 있다고 합니다. 생후 6개월 된 아기에게 몹쓸 짓을 하는 영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영상이 고가에 팔리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유괴, 납치, 인신매매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 영상 중에는 실종된 아이에 대한 것도 있다고 합니다.
이 사이트가 문제가 된 계기는 2013년 영국에서 발생한 매슈 팔더 (Matthew A. Falder) 사건입니다. 매슈 팔더는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엘리트 물리학 연구원인데, 미성년자 약취 유인해서 아동 포르노를 찍는 일을 하다가 발각됩니다. 이 범죄자가 자신이 만든 영상을 판 포르노 사이트는 바로 다크웹에 있던 ‘웰컴투비디오‘라는 사이트였습니다. 비밀 유료회원이 세계 각국에서 3,400명이 넘었습니다. 영국, 미국, 독일을 비롯한 32개국의 수사기관들이 공조 수사를 해서 300여명이 적발되었는데, 그중에 240여명이 한국인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의 서버 IP 주소가 한국이었습니다. 결국 2018년경 미국 워싱턴 D.C. 법원이 대한민국 충남에 거주하고 있던 20대 손정우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2개월 뒤 경찰이 손정우를 구속했습니다.
현재 이러한 다크웹 운영자를 잡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수사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므로 품이 많이 듭니다. 그러나 인공지능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범죄를 쉽게 포착할수 있는 다양한 기법과 장치가 나오고 있어서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이 범죄 수사를 수월하게 하는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200만년 전이지만, 농업혁명이시작된 것은 1만 2천년 전이고, 과학혁명이 시작된 것은 불과 500년 전입니다. 그렇지만 현대인의 삶의 필수품을 만들어준과학기술의 탄생은 그 500년 중에서도 지극히 최근에 이루어졌습니다. 가령 1840년대 이전에는 수술할 때 마취제 없이 양팔과 다리를 붙잡고 실시했습니다. 증기기관차가 첫선을 보인1825년 이전에는 세상에 기차가 없었습니다. 독일의 카를 벤츠가 최초의 삼륜 자동차를 선보인 1885년 이전에는 세상에 자동차가 없었습니다. 라이트형제가 비행에 성공한 1903년 이전에는 비행기도 없었습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전에는 인간이 대기권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전에는 일반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지 않았습니다. 2003년 이전에는 페이스북이 없었고,
2007년 이전에는 아이폰이 없었습니다.
발전된 과학기술이 반드시 좋은 쪽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원리와 같은 20세기 최신 물리학자식이 등장하자마자 가장 천재적인 물리학자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 핵무기입니다. 맨해튼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는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뒤에야 원폭의 개발과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영화 「오펜하이머」 (2023)에 나오는 대사가 절묘합니다.
"사막의 돌을 들추려거든 그 안에서 뱀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예상해야 한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양면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과학기술이 탄생할 때마다 그것을 활용하는 새로운 범죄가 등장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미국에서 최신 기관총이 나오면 군과 경찰보다 마피아 조직이 먼저 손에 넣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최신 과학기술이 나오면 수사기관보다 범죄자가 먼저 범죄에 활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종국에는 방대한 예산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부가•기술을 확보하고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해서 그런 범죄자를 잡을 수 있게 되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시민들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신기술이 자주 나올수록 범죄자와 수사기관의 과학기술 활용 시점 사이의 괴리는 커질 것이고 그만큼 범죄가 판칠 공간이 넓어지게 됩니다.
예측하고 그에 걸맞은 과학적 수사기법을 서둘러 마련하는 프로세스가 별도의 조직, 예산, 법령을 토대로 제도화될 필요가있습니다.
•저는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형을 집행하면서 EU와 마찰이 생긴다거나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평판이 안 좋아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EU는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과도 경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사형을 하고 안 하고는 주권 사항으로서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들이 정의와 필요성을 고려해 결단할 사항입니다. 2019년에 성인 9,85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형제를 찬성하고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집행해야 한다. 는 의견이 51.7퍼센트, 사형제는 유지하되 지금처럼 집행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37.9퍼센트, 사형제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7.8퍼센트였습니다.
민주주의주권국가에서는 다른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사형을 집행할지 여부도 국민의 뜻을 살펴서 적법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 결정할 일입니다. 다만, 사형집행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사형수 중에서 유영철, 강호순과 같이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범만을 집행하자는 말도 있지만, 사형수들 중에서 일부만 선별해서 집행하거나 집행하지 않는 것은 그 기준과 근거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유영철, 강호순은 최근 범죄 관련 방・일본정부가 2019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퍼센트가 사형이필요하다고 답하고 56퍼센트가 피해자와 유족들의 감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살인범이 감옥 활보 안돼" 인권 중시 1. 사형 집행하는 이유」 조선일보 2023.8.31. A4면,
송에서 자주 언급되어 널리 알려졌지만 그보다 과거에 사형이확정된 사형수들도 그 잔혹성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법에 엄연히 사형제도가 있고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하는 데도 행정부가 이를 집행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정의에 반하고, 유족에게 근거 없이 고통을 주는 것이며, 사형에 찬성하는 국민 다수의 뜻에 반하고, 법과 재판의 권위를 전체적으로 손상시키며, 흉악범죄를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효과를 놓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형 여부는 우리나라의 주권 사항이므로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거나 눈치를 볼 일도 아닙니다.
* 1993년 사형이 확정되어 사형수 중 최상기간 수감 중인 원인식은 1992년 ‘원주왕국회관 화재사건‘의 범인입니다. 아내가 다니는 예배당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1997년 사형이 확정된 ‘막가파두목 최정수는 1996년 강남에서 차를 몰고 가던 40대 여성을 납치해 깊이 1.5미터의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했습니다. 2009년 사형이 확정된 정상진은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의 범인입니다. 자신이 살던 고시원에 불을 지른 뒤 달출하는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리 6명을 숨지게 하고 7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2016년 사형이 확정된 임도빈은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에서 동료병사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숨지게 하고 7명에게 중상을 가했습니다. 「여성 생매장한 막가파 두목, 26년째 수감・・・ 국내 사형수 59명은 누구 조선일보 2023. 8. 31.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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