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젊은 여자‘는 내가 너무 유난인가 싶어 주저앉길 반복하던 저이기도 하고요. ‘그냥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동화책이나 읽어주고 같이 시간 보내면 될걸, 이렇게 화를 내고 속상해하면서까지 수업을 들어야 할까? 남편 말대로 나중에 애들 크고 할까?" 되뇌는 사랑눈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만국의 엄마들이 ‘조용하지만 끈질긴 불안, 모기의 잉잉거림처럼 성가신 내면화된 경고‘에 시달립니다. 존재에 가해진 금기와 제약이 이렇게까지 완강하기에 무언가를 하려면 이렇게까지 힘겨운 것 같습니다.

사랑눈은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 현장에 오길 소망했습니다. 동료들 실물도 보고 싶고 글쓰기 수업이 열리는 망원동 이후북스에서 책 구경도 하길 바랐죠. 드디어 오프라인 수업에 참여한 날엔 아이들의 방해 없이 엄청 집중해서
‘무언가를 하는 경험이 너무 오랜만이라며 울먹였죠. 또 집에 있는 아이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생각보다 걱정되지 않는다며 까르르 웃었습니다. 사랑눈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갓난쟁이 떼어놓고 나온 김라임씨도, 김지현씨도 육아 해방

눈물과 웃음을 어쩌지 못했어요. 자신의 욕망이 타당하다는 걸 몸은 느끼는 거겠죠.
[욕구들]에서 저자는 ‘딸‘의 목소리로 묻습니다. "어머니가 결코 갖지 못했던 것을 어떻게 나 자신에게 허용할 수 있어?" 가슴이 철렁하면서도 뻥 뚫리는 말입니다. ‘하지 마‘
의 세계에서 엄마를 구원하는 멋진 문장이죠. 사랑눈이 이렇게까지 하는 건, ‘나중에‘라는 시간은 영영 도래하지 않으며 지금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행동해도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증여이고, 원함에 관해 아이들이 본받을만한 모범이 된다는 점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에 비해모자람 없는 어머니의 일이라고 믿어도 좋을 것입니다.


"백일홍에는 민달팽이가 가득하고. 이 밤에 랜턴을 들고나가서 달팽이를 잡아. 우지직 눌러 죽이는 소리가 들리지." (62) 몽크스하우스에 살던 시절의 울프의 일기는 정원에 깃든 자연을 관찰하고 찬탄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사실 자연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작가의 문장은 익숙해서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던 거 같아. 읽다가 멈칫한 대목은 따로있었다.
"돈을 벌면 집에 건물을 한층 더 올려야지" (32) 같은 생활인의 언어야.
자가 소유주이자 살림꾼 울프의 모습은 의외였다. 책에따르면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으로 번 돈으로 몽크스하우스의 낡은 화장실을 고치고,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올랜도』인세로는 방과 거실을 증축했다. 『등대로』의 인세로는런던과 로드멜을 오가기 위한 자동차를 구입하고 말야. 이러한 경제적 자립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방』이라는책을 출간하고, 두달 후 울프는 진짜로 ‘자기만의 방‘을 갖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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