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결혼을 두 사람(이성이든 동성이든)의결합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결합‘으로 보면서 결혼에 대해 이것저것 간섭하는 사람이 많다. 샌드라 역시 1965년결혼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런 부모와 친척들의 간섭을겪어야 했다. 결혼에 대해 감놔라배놔라 하는 부모와 친척들에게 샌드라가 쓴 장문의 편지가 실려 있고, 번역하는과정에서 우리 둘 다 감탄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얼마나 명확하고 명쾌하게 펼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 샌드라와 대릴이 평등한 부부에 대해 강연하러 다닐 때 강연이 끝나고 한 여성이 샌드라에게 다가와 지난번 강연을듣고 나서, 운전도 못 하게 하고 학교에도 나가지 못하게하며 이런 강연에도 참석 못 하게 하는 남편을 어떻게 처리‘ 했는지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장 통쾌한 장면이기도했다.
3. 맞벌이 부부가 있다. 아내 혹은 남편이 멀리 타지에 좋은기회를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는 그들의 업계(사회심리학계에서 남편이 더 좋은대학에 자리 잡았을 때, 그리고 아내는 그 대학에서 같이근무하다가 ‘잘렸을 때 이들이 어떻게 상황을 헤쳐나가는지가 나온다. 이 책에 나오는 ‘룸메이트 테스트‘를 독자의

상황에 맞추어 꼭 한 번 해보시길.
4. 21세기에도 아직 남편이 집안일이나 아이를 키우면서 "(남편이 할 일은 아니지만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샌드라는 남편과 아이 둘을 양육하면서 청소에서부터 설거지까지 어떻게 해왔을까. 상대방이 하는 집안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그실험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
이 책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과 남성, 그리고 또 다른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통찰을 준다. 지적인 통찰도 있지만,
그보다는 현실 속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많은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우리가 샌드라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앞서 인용한, 과학 저술가인 로빈 마란츠 헤니그가 쓴 장문의 글 <그의 인생 마지막날>을 통해서였다. 그 글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자신의 죽음을 이런 방식으로 결정할 수있을까? 그런 의문을 갖고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을 찾아 읽었고, 비로소 샌드라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어떤 틀이 아닌 고유한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었던 것이다. 자살을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물론 없다. 다만 우리가 경이롭게 바라보는 지점은 샌드라가 여성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끝까지, 남들이, 사회가, 전통이 말하는 메시지가아닌 자신의 고유한 생각에 집중하며 살았으며, 그것이 가능한선까지만 살다가 갔다는 사실이다.
의식을 잃을 때까지, 그는 온전히 깨어 있었다.
2020년 11월김은령, 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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