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내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여행을 되새김질하면서 당시의풍경을 더욱 가슴 깊이 새겼고, 당시에는 몰랐던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자료를 뒤적였다. 여행 중에 발견하지 못했던 여행의 열매는 돌아온 일상에서 조금씩 싹을 틔웠다.
지난 여행은 나에게 많은 선물을 주었다.
나 자신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
두려움 속에서 느긋해지는 법을 배웠다.
타인의 삶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너그러움을 얻었다.
사물을 오랫동안 깊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일상의 사소함에 숨어 있는 행복의 달콤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여행이 준 선물을 통해 나는 내 삶을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더욱 또렷한 시선으로 더 많은 세상을 담고 싶어졌다.
나의 서툰 여행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니까
어느 장소에 천 명이 머물다 가면 천 개의 단상이 생겨난다. 그것이 여행의 의미다.
여기 그 단상들을 스케치로 빼곡히 담아낸 여행자가 있다. 그림을 그리던 스케치북 위로떨어진 빗방울 때문에 얼룩진 스위스 어느 성당의 스케치. 비 내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유럽 자갈길의 흙냄새가 풍겨오는 것만 같다. 과연 그 어떤 방법으로 지구 반대편의 비 오는날의 단상을 이처럼 생생하고 아름답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일러스트레이터 이장희
빈 도화지에 맑은 영혼을 채워나가는 김현길 작가는 감성의 마술사다. 그의 그림은 만화처럼유쾌하고 영화처럼 감미로우며 시처럼 감동적이다. 맑은 시선과 솔직함이 있기에 가능했다.
현란한 그림이 아니라 길 위에 만난 사람과 행복 그리고 고뇌의 풍경을 담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창문을 열어보라. 따사로운 햇살이 그대를 와락 껴안아줄 것이다.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 이종원
서문을 읽으며 ‘배가 항구에 있을 때 안전하지만 그것이존재의 이유는 아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안전한 항구를떠난 배가 들려주는 세상 얘기는 흥미진진하다. 책상에앉아서 편하게 유럽을 다녀온 기분이다. 다음엔 서울도저자의 드로잉으로 다시 태어날 날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서울시장 박원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