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 삼는다느니, 밥벌이를 한다느니, 그리고 뭐, 상업 잡지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해?"
진심으로 신기해하는 목소리에 요시로는 목소리를 높여
"그야 당연하지" 하고 답했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나는 옛날부터 아이들이 푹 빠져서 볼 만한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 그러니까…"
"그래, 그러니까 말이야. 네가 말한 꿈이랑 아까 그 얘기가같은 뜻이냐고"
요시로의 움직임이 멎었다. 쓰기가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밥벌이니, 직업이니. 그런건 꿈 뒤에 따라오는 덤 같은 것아닌가?"
가벼운 말투가 마치 혼잣말같기도 해서 요시로는 아무 말
도 하지 못했다.
"그게 아니라 재능이"
힘겹게 말하자 "다시 말하지만 나는 요시로의 그림이 좋다니까? 동생도 그렇다고 하고"라고 답한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작품? 그거야 말처럼 쉽지 않겠지.
그렇지만 적어도 두 사람이 벌써 네 작품을 좋다고 하잖아.
그런 사소한 건 필요 없나?"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되받아치지 못했다.
말이 나오지 않아 엄한 스케치북만 뒤적인다. 예전에 만화에 푹 빠져 그렸던 그림들을 눈에 담는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쓰기가 "아아!" 하고 큰 소리를 냈다. 다급하게 길가에 차를 세운다.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보자 반짝이는 눈으로 "방금 그 페이지, 다시 한번 보여줘!" 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들춰 봤던 페이지를 다시 찾았다.
"뭐, 여기?"
펼쳐 놓은 페이지는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고지로의대결 장면이었다. 간류 섬에 있는 동상을 본 순간 그리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어 남겨 뒀던 장면이다. 대상을 정밀하게데생하는 기술은 없기 때문에 요시로 자신의 스타일대로 그려 봤다. 그 그림을 쓰기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좋네. 진짜 좋아. 네 그림에만 있는 맛이랄까? 그런 게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