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안 만나는 것은 가능하지만 조금만 만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같아…………."
"너 내가 안 줘서 그러니? 그래서 그런 거야?"
"그 얘기가 왜 나와 그거하고는 상관없어. 그건 나도 동의했잖아."
"그럼 뭐야? 난 이해할 수가 없어!"
"난 이렇게 못 살아. 학교에서 항상 너를 생각하고, 학교 끝나면너랑 계속 함께 있고, 집에 돌아가서도 계속 전화로 메신저로 너한테 붙잡혀 있고, 주말에도 나만의 시간이 없고, 그래, 난 나만의 시간이 너무 그리워 너를 만나서 너를 사귀어서 너를 만지고,
그래, 뽀뽀도 해 봤지, 이 모든 것이 좋았어. 하지만 너 때문에 내가 없어졌어."

"바보 같은 자식, 그게 사랑이야. 너와 내가 만나서 우리라는 하나가 되는 것!"
"자유야, 넌 정말 한 번도 우울하지 않았어? 네가 없어져서 괴로운 적이 없었어?"
자유는 좀 놀랐다. 사실 자유도 홍규와 똑같은 생각을 할 때가 많았던 것이다. ‘나 자신‘이 없어진 것 같아서 우울할 때가 많았던 것이다. 이제껏 사랑을 깨뜨리려는 악한에 맞서 사랑을 수호하는 천사처럼 말했지만, 자유의 진심은 홍규의 생각과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자유는 끝까지 사랑의 수호천사처럼 굴기로 마음먹었다.
미안하지만 악역은 남자가 맡아 줘야 되는 거 아니겠어.
"없었어. 없었어! 그게 사랑이야. 나쁜 새끼, 넌 지금 고상한 말로나를 차고 있는 거야. 내가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해. 꼰대들처럼 말

하지 말란 말이야. 꺼져,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자유야, 진정해 봐. 이러면 대화가 안 되잖아."
"뭔 놈의 대화, 어서 꺼지란 말이야."

그것으로 자유의 첫 번째 연애는 끝났다. 자유는 기다렸지만 홍규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자유는 도서관 대신 다시 태권도 도장에 나갔다. 학원을 옮기려고 하다가, 홍규가 먼저 학원을 옮겨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한 달 동안 거의 메신저 기계로만 사용퓨터는, 다시 게임기 노릇을 했다.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 발송, 수신 건수는 50분의 1로 줄었다. 자유도 홍규에게 연락을 전혀 하지않았던 것이다.
자유는 홍규가 자주 생각났지만, 사무칠 정도는 아니었다.
자유는 홍규와 나누었던 수많은 얘기들을 빠른 속도로 잊어갔다.
그런데 이 대화 하나만은 쉽사리 잊히지가 않았다.
"나는 못 태어날 뻔했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이 네사람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첫사랑이 이루어졌다면 우습지 않아?"
"그러니까 다 거짓말이야, 사랑은 영원하다는 거."
"그래 다 거짓말이야. 첫사랑도 별거 아냐. 사랑 중에서도 가장순결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첫사랑이라고? 다 개소리 아니냔 말이야."
자유는 나중에 생각했다. 내가 사랑했던 홍규야! 개소리가 아니야. 우리 31일간의 사랑은 딱 한 달이 걸린 첫사랑은 순결하고 아름다웠잖아.
첫사랑에서, 너나 나나 사랑이 아니 그 사랑의 표현 형식인 연애가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지 배웠어. 너와 내가 만나 하나 혹은

우리가 되는 게 아니라, 너도 없애버리고, 나도 없애 버리고, 그래서 마치 연애라는 괴물 배속에서 허우적대는 듯한 우울함에 시달렸어. 헛된 시간이 아니었을 거야. 너나 나나 다시 연애를 할 때는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나를 없애지 않으면서 적당히, 적당히.
하지만 그런 지극히 이성적인 사랑이 그러니까 계산적인 사랑이우리들의 처음 연애처럼 순결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처음 연애는 정말이지 처음 하는 연애이기 때문에,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순결하고 아름다웠던 게 아닐까?
그러니까 처음 연애는 영원한 거야. 홍규야, 너랑 나랑 다시 사귀는 일은 없겠지만, 우리의 한 달간의 연애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안 그래, 내 사랑 홍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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