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가 그랬어. 고모도 그랬고, 아빠도 그랬지."
나는 고모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깨달았다. 아빠가 긴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날, 그리고 내가 아빠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던 날, 그날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잠자코 고모의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 그 애를 만나지 못했다면 난 계속 마음을 닫고 살았을지도 모르지. 꺼지라는 말에도 기죽지 않고 다시 나를 찾아와서, 이제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안심하라고 말해 준것도 그 애였으니까. 그 어떤 어른도, 경찰도 해 주지 않았던 말이었어. 그런데 정말 그 일이 일어났지."
"무슨 일?"
"다음 날 그 사람들이 경찰에 붙잡혔거든. 내 부모. 나와 오빠를 학대하던 우리의 친부모가 나란히 현장에서 체포된거야. 기적 같은 일이었어. 난 그 애가 하라는 대로 한 것밖에 없는데. 그 애가 그랬거든. 내일 또 괴로운 일이 생기거든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라고. 그래서 그렇게 했어. 손찌검이 시작되자마자 무조건 달렸지. 얼마 안 가 붙잡히고 말았지만 맞는 와중에도 그 애 말이 생각나서 어떻게든 한 발 더 앞으로 내딛을 생각만 했어. 그런데 그때 순찰하던 경찰차랑 맞닥뜨린 거야. 평소 같으면 몇 마디 훈시만 하고 지나갔을 경찰이 무슨 일인지 적극적으로 나섰고, 정말 믿을 수 없는 건 잡혀간 인간들이 최면에라도 걸린 듯이 술술 잘못을 불었다는 거야."
용기를 내고 싶어졌다. 독고솜이니까.
환상적인 사건으로 현실적인 미스터리 구조를 쌓아 가는 솜씨가 훌륭하며, 인간 군상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드러나는 문장은 감탄스럽다. 김보영(소설가)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구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 또는 타자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미세하게 흔들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경계 밖 사람들에게 갖는 우리의 생각과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비호감인 인물조차 미워할 수만은 없는 것은 인물을 깊이 있게 다룬 작가의 역량 덕이다._이금이(아동·청소년문화가)
장점을 길게 열거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단순하게 이 소설을 말하고 싶다.
일단 읽어 보라고. 그러면 계속 읽고 싶을 거라고. 윤성희(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