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를 옮기고 어김없이 몸살을 앓는 건 무 같은 농작물만은 아닐 테다. 사람도 그렇다. 그게 바로 나고, 도시에서 산골로삶터를 옮긴 지 어느덧 사 년이 넘었다. 그동안 숱한 마음 몸살을 앓았고 그 몸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 - P189

없다. 조금씩 옅어지고는 있으나, 바뀐 삶터로 인한 몸살을 딛고쏙쏙 새 살을 내미는 무를 보면서 마음으로 말을 건넨다.
‘나도 너희들처럼 몸살 중이야. 마음 몸살. 내가 선택한 삶인데도 그래, 솔직히 도시내기가 산골에서 살아간다는 게 만만치않아. 물론 보다시피 즐거운 일도 많지만, 너희들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니 부끄러우면서도 힘이나 뿌리내린 곳이 바뀌어 몸살 앓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 내가 겪는 몸살도 자연스러운 일인 듯해서 마음도 좀 편해지네. 겉보기엔 파릇해 보이지만 여전히 땅속에선 몸살과 싸우고 있다는 거 알아. 
너희들의 그 생명력과 인내와 노력을 배우고 싶어. 조금 덜 자라도 좋으니까 너무 애쓰진 말구, 서로의 자리에서 몸살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같이 응원하고 함께 힘내자꾸나!‘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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