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천선란.윤혜은.윤소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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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선란, 에세이스트 윤혜진, 편집자 윤소진. 문예창작을 전공한 대학 선후배 사이인 세 사람이 만나 진행하는 팟캐스트 <일기떨기>의 회차를 고르고 골라 각자의 삶에 대해 더 심도 있게 나눈 이야기들이 책으로 출간됐다. 사실 나는 팟캐스트 자체를 듣지 않기 때문에 <일기떨기>가 뭔지도 몰랐지만 <천개의 파랑>을 오열하며 읽었던 터라 천선란이라는 이름에 관심이 가 읽게 됐다. 블로그에 일기처럼 써서 올리는 일상 글도 자주 다시 읽는 나에게 남이 쓴 일기는 꽤나 흥미로운 소재로 다가왔고 그래서인지 더 재밌어서 후루룩 읽혔다. 매년 돌아오는 겨울방학 숙제였던 일기쓰기의 강제성이 사라진 나이에 돌연, 일기가 쓰고 싶어졌다. 쌓이고 쌓인 나의 일기도 언젠가 책으로 나오게 된다면 어떨까? 괜한 상상에 부푸는 마음이 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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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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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상징하는 엄마 정희와 여름을 상징하는 딸 하민, 가을인 아들 동민, 겨울인 아빠 영한에 이르기까지 정치색이 확연히 다른 4인 가족 각자의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서사로 인해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자리에 서서 그들의 의견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고 정치뿐만 아니라 결혼, 젠더 갈등, 취업, 은퇴 생활과 노년, 건강문제에 이르기까지 제각기 너무 다른 가족이지만 서로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이해되지 않지만 이해해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 다시 따뜻한 봄이 오듯 가족들의 의견이 합치되진 못할지언정 서로 다른 각자의 입장을 이해 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인정은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서로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시대에 사는 요즘 우리가 읽어야할 책이 아닐까 싶어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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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뷰티 -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관한 또 한 번의 전복
클로이 쿠퍼 존스 지음, 안진이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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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나를 해방하는 행위다나는 이 문장 한 줄이 그녀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날카롭게 부정당하거나 또는 당연하게 배제당하기 일쑤였던 그녀의 일생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오히려 그녀를 해방하는 행위라는 것이 긍정에 의한 역설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그것은 사유하지 못한 우리가 세상이 규정한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그녀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일이 된다. 나의 얕고 짧은 사유로 더듬더듬 그녀의 일생을 따라가는 일은 고통스럽기도, 아름답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 ,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 사유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지뷰티 #클로이쿠퍼존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7기_이지뷰티




'한겨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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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
희정 글,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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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나의 입사 첫날을 떠올렸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첫 출근의 어리바리함을 뒤로하고 그들이 베테랑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왔을까. 그들이 견딘 시간의 모양대로 굳어진 몸의 형태, 안타깝게만 보였던 그 흔적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인상 깊었던 베테랑은 조리사 하영숙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누가 먼저 잘릴지 조바심을 내며 일해야 했던 노동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부 청사 앞 집회장도 나가고 노동조합 행사도 참여하고 조리사 파업에도 뛰어들어 끝끝내 베테랑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조리사 하영숙이라는 자리를 스스로 지켜내는 스무 해 동안 5명의 교장이 퇴임했고 그 학교에서 정년퇴직한 조리사는 그녀가 유일하다. 직장 다니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은데 그건 괜찮다며, 왜냐면 내가 여기서 도둑질 하는 거 아니고 정당하게 일해서 보수를 받는 거니까 그건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니라는 그녀. 파업을 왜 하냐는 교장 선생님의 물음에는 각자의 전문 분야 일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니 탓하지 말고 파업을 이해해달라고 당당하게 답하는 하영숙은 정년퇴직 후에도 학교를 벗어나 여전히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비록 나는 베테랑이 아니지만 하영숙님의 이야기를 보고 떠오른 내가 생각하는 베테랑의 기준은 자기가 두발로 설 자리를 스스로 다질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베테랑의몸 #희정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7기_베테랑의몸



'한겨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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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돔 아래에서 - 송가을 정치부 가다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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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취재기자 송경화 작가가 쓴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의 후속작인 <민트 돔 아래에서>는 사회부에서 일하던 송가을이 특종을 연달아 터트리며 능력을 인정받아 모든 기자들이 꿈꾸는 워너비 부서인 정치부로 가게 되어 벌어지는 취재기자생활의 현실을 낱낱이 보여준다. 그 와중에도 한국인들에게 빠질 수 없는 로맨스가 가미되어 ‘정치’를 주제로 한 소설에게 가질 수 있는 ‘따분함’이라는 편견을 덜어준다. 발의한 법안의 통과를 위해 단식투쟁은 물론 기저귀투혼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지방선거부터 대선까지 맥락만 알았던 여의도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정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달라짐을 느낀다. 또 하나의 재미는 주인공인 송가을 기자가 알려주는, 취재기자 세계에서만 쓰이는 생소한 단어들을 알아가는 것이다. 말진, 꾸미, 1톱3박 등의 단어들이 익숙해 질 때 쯤 책을 다 읽게 되고 어느새 나도 기자의 삶을 잠시 살아 본 듯한 기분마저 든다.


- 말진 국회 출입 기자들 가운데 해당 언론사에서 가장 연차가 낮은 사람

- 꾸미 국회의원들과 점심약속(을 빙자한 기사거리 수집)을 잡기 위한 기자들의 모임

- 13박 신문 지면에서 1면 톱 기사와 3면 박스 해설 기사를 동시에 쓰는 것으로 대특종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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