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
희정 글,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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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나의 입사 첫날을 떠올렸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첫 출근의 어리바리함을 뒤로하고 그들이 베테랑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왔을까. 그들이 견딘 시간의 모양대로 굳어진 몸의 형태, 안타깝게만 보였던 그 흔적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인상 깊었던 베테랑은 조리사 하영숙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누가 먼저 잘릴지 조바심을 내며 일해야 했던 노동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부 청사 앞 집회장도 나가고 노동조합 행사도 참여하고 조리사 파업에도 뛰어들어 끝끝내 베테랑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조리사 하영숙이라는 자리를 스스로 지켜내는 스무 해 동안 5명의 교장이 퇴임했고 그 학교에서 정년퇴직한 조리사는 그녀가 유일하다. 직장 다니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은데 그건 괜찮다며, 왜냐면 내가 여기서 도둑질 하는 거 아니고 정당하게 일해서 보수를 받는 거니까 그건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니라는 그녀. 파업을 왜 하냐는 교장 선생님의 물음에는 각자의 전문 분야 일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니 탓하지 말고 파업을 이해해달라고 당당하게 답하는 하영숙은 정년퇴직 후에도 학교를 벗어나 여전히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비록 나는 베테랑이 아니지만 하영숙님의 이야기를 보고 떠오른 내가 생각하는 베테랑의 기준은 자기가 두발로 설 자리를 스스로 다질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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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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