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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맨드 Demand - 세상의 수요를 미리 알아챈 사람들
에이드리언 J. 슬라이워츠키 & 칼 웨버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책을 받아보고 예상보다 책이 두꺼워서 과연 다 읽을 수 있을지 하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생동감 있는 필체가 그려내는 주인공들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니 빠르게 책장이 넘어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기업들은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외국 기업들의 사례가 소개되어있습니다. 집카, 웨그먼스 식료품점, 블룸버그, 케어모어, 리브리와 킨들의 비교, 테트라백, 넷플릭스, 네스프레소, 티치포 아메리카, 프레타망제, 시애틀 오페라단, 유로스타 등 이 그것입니다.
저자는 취재한 기업들이 어떻게 다른 경쟁자과 구별되는 뛰어난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공통점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저자가 설정해 놓은 카테고리를 뛰어넘어 각 기업들 간에는 상당한 유사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 중 하나는 바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경청하려는 자세라는 것입니다. 프레타밍제라는 영국에서는 유명한 샌드위치 회사를 설립한 줄리안 멧칼프라는 사람은 그의 전화번호를 모든 음식포장지에 적어놓을 정도로 고객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개선점을 찾으려 합니다. 멧칼프는 자신이 칭찬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서 실책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또한 웨그먼스라는 식료품점에서는 고객과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하여 일반 점원들에게도 일정한 권한을 주어서 각 고객들의 고충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그곳에서는 고객들만의 수요조사를 넘어서 점원들이 창조적으로 수요창조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돈을 잘 벌다가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하기 위해 웨그먼스에 입사했다는 직원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은 구글이 직원들의 창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사내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연상시켰습니다.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직원들도 소중하게 여겨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힙합과 영화가 더 익숙할 법한 20,30대로부터 오페라 수요를 얻어낸 시애틀 오페라단의 페리 로렌조라는 사람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렌조는 원래 학교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던 사람이었는데, 고등학생만을 위한 새로운 오페라 상품을 출시하고, 학교교육과 오페라를 융합시킴으로서 그들을 잠재적인 수요자가 되게 했다고 합니다.
이전의 기업들이 ‘평균고객’이라는 개념 하에서 대량으로 제품생산을 하고 고객의 선택을 받기를 기다렸다면 새로운 수요 창조자들은 좀 더 세밀하게 수요자군을 나누고, 그들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데 집요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미국 교향악단의 마케팅 케이스로부터 그 예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전문 연구팀을 고용했고 그들이 발견한 새로운 오페라 수요자들의 주요 문제점은 ‘주차문제’라는 의외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함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 시험적인 상품들을 개발하고 그들에게 최고의 편익을 제공하는 상품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더 나아가 ‘구경꾼 수요자’들을 이끌어 들일 수 있는 결정적인 방아쇠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혁신을 이루기 위해 성공한 사업체들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때로는 집요하게까지 고객의 소리를 듣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소개한 기업들은 고객의 일을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성의껏 다가가는 자세가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장은 어느 정도 손해가 있어보일지라도 길게 보면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철학을 가진 듯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성공하는 사업체를 이끌려면 어떤한 마인드가 필요한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