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선물 -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열가지 방법 나비 5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특별한 선물~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재앙을 재앙으로 받아들이고 지금의 삶을 한탄하며 살아가고 한숨쉬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러나 여기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특별한 선물이 있다.  

<장애속에서 해탈을 얻으라>는 보왕삼매론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놓았다.  

다시 내 삶을 돌아보고, 지금의 내 삶이 불행이 아니라  

행복임을 되찾는다. 고맙습니다.  

리본을 책표지의 구멍에 매어 선물했더니 다들 좋아하더라구요. 정말 선물이예요...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마을 - 김용택 산문집
김용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막 봄을 저만치 보내고 손에 손수건을 쥐고 땀을 닦고 있다. 어린 시절을 두메산골에서 보낸 나에게는 <고향>이라는 말 속에는 아련히 그려지는 그림들이 몇 가지 있다.
방학이 시작되면 첫날 동그라미를 크게 그리고 방학동안 어떻게 지낼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생활계획표를 먼저 그린다. 그리고는 계획표대로 지내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어김없이 그랬던 것 같다.
다만 기억에 남는 것은 방학내내 물가에서 지냈던 거다. 아침햇살이 뜨거울때면 발가벗고 물에 풍덩풍덩 들어가고 뜨겁게 달구어진 자갈돌 위에 몸을 이리 저리 굽기도 하고, 점심먹고는 한 숨자고 일어나 해떨어지기 전까지 또 물에서 풍덩풍덩하던거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더 어렸을때는 형에게 덤비다가 맞아서는 강가에서 서럽게 울다가 엄마손에 이끌려 아랫도리를 벗은 채 시골장에 돌아다니다가 옷 한 벌 얻어 입기도 했다.
또 어떤 날은 고기잡는다고 그릇위에 비닐에 구멍뚫어 고무줄로 덮어서는 안에 된장발라 흐르는 물속에 걸쳐두면 2-30분에 한 그릇이 가득 들었다. 제법 컸다. 왼손 손바닥을 보면서 오른손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왼손 손목을 잡으면서 크기를 이야기해줄 정도로 큰 물고기들이 가득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강가에 소를 몰아 놓으면 알아서 풀을 뜯어먹었다. 소먹이러 다니는 이야기를 하면 신기해 하는 사람들도 몇 있다. 소 먹이러 다닌다고 소를 잡고 내내 지켜보는 것은 아니다. 강가에 풀어 놓으면 알아서들 먹는다. 소먹이러 다닐때는 친구가 중요하다. 그런데 동네가 작아 친구가 별로 없었다. 한 명 있었는데 함께 소먹이러 다녔다. 소를 풀어놓고 강가에 대나무밭에 오솔길을 내고 안쪽에 대나무 몇그루 잘라내고는 두어 명 넉넉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우리들의 아지터다. 사과서리를 해서는 여기서 사과를 먹었는데 사과밭 주인이 우리동네까지 와서 말을 흘리고 갔다. 사과서리 하다가 한 번 걸리기만 걸리면 그동안 없어진 사과값을 모두 물겠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겁을 먹고는 그동안 소먹이러 다니던 다리 아래쪽으로 당분간 가지를 못했다. 함께 소 먹이러 다니던 그 친구는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러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죽었다고 했다.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졸업할 때 18명이 졸업했다. 간혹 도회지로 전학가는 인원을 빼고 남은 인원이다. 이 사람들이 6년간 같은 반에 다니는 것이다. 동네는 틀려도 집안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모두 농사를 지었지만 나는 농사를 잘 모른다. 간혹 지금 시골길을 걸으면서 농사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면 우리 형제들이 듣는다면 웃을 일이다. ‘네가 무슨 농사일을 해 봤냐?’할 거다. 그래도 지금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낫질도 잘하고 괭이질도 잘한다. 이 모든 것을 학교에서 배웠다. 어린나이지만 열 살이 넘어면서 학교에 토끼를 키우기로 했다. 서너마리에서 시작된 토끼는 번식률이 높아 대번에 토끼 사육장을 가득 메웠다. 토끼가 먹을 풀을 베어오는 것이 토끼당번이 할 일이다. 시골학교에 인원이 적다보니 4학년과 5학년이 모두 토끼당번이다. 이때 낫으로 풀베는 것을 배웠다.

6학년이 되어서는 염소를 사육했는데 아침에 등교하면 염소를 학교 뒤 강가에 매어두고 수업마치면 다른 친구들은 교실청소를 하지만 염소당번들은 염소 사육장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새 풀을 깔아두고 매우 둔 염소를 사육장 안으로 몰고 오는게 일이었다. 방학때도 염소 때문에 염소당번들은 돌아가면서 학교에 갔다. 학생수가 적다보니 지금 기억으로 약 5일에 한 번씩은 학교에 갔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겨울에는 난로 석탄대신 땔감으로 솔방울 주우러 산에 간 일, 난로위에 도시락 올려서 데워먹던 일 등이다.

<김용택 산문집 - 오래된 미래>

봄을 가만히 느껴보면서 이리도 꽃을 보고 환장했던 적 있던가 싶다. 그냥 달력넘기며 세월만 죽이는가 싶었는데 내게도 이런 어릴적 감수성이 남아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다. 봄꽃이 매화가 피고 산수유꽃이 피고 진달래 피고 물싸리꽃, 벚꽃, 배꽃, 사과꽃 순으로 피는 것을 모르고 그냥 봄에는 꽃이 피는구나 하는 심정으로 봄을 보내곤 했었다.
--------------- 

강 언덕 푸른 강물과 흰 모래 깔린 강변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매화 꽃, 꽃, 꽃, 이 환장한 봄날의 매화꽃. 바람이라도 불어보라지, 바람에 날리는 흰 꽃 이파리들을 보며 어찌 인생을,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습니까. 어찌 환장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홀로 저 꽃들을 다 견디어 낸단 말입니까.
강 언덕 푸른 강물과 흰 모래 깔린 강변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매화 꽃, 꽃, 꽃, 이 환장한 봄날의 매화꽃. 바람이라도 불어보라지, 바람에 날리는 흰 꽃 이파리들을 보며 어찌 인생을,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습니까. 어찌 환장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홀로 저 꽃들을 다 견디어 낸단 말입니까. 

------------------ 

학교회비를 내지 않아 먼 길을 다시 돌아와 회비를 마련해 간 이야기는 40대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공감할 이야기일게다. 집이 넉넉해 이런 어려움 겪어보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누구도 이 이야기 들으면서 회비마련하느라 아등바등 했을 어머니의 분주함과 마음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지 않을 수 없다.

<꾀꼬리 울음소리 듣고 참깨 난다>의 글에서는 김용택시인이 농촌에서 살긴 살지만 농사짓는 사람이 아닐진데 농사일을 제대로 알기는 아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 정도로 섬세하게 이웃농부들의 마음과 발걸음을 그려내고 있다.
<아내>의 가슴 먹먹한 따뜻한 행동들을 보면 참 남자들은 철들때가 아직 멀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뭐그리 다른것도 없기 때문에 감히 말한다.
<두 할머니>의 긴 여백이 있는 대화는 답답함이 아니라 여유라는 느낌마저 든다. 글이 그래 써여져서 그런게 아니라 그 사이 전해오는 느낌이 그렇다는거다. 요즘처럼 바쁘게만 살아가는 사람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인터넷이나 메일을 통해서 금방 금방 대답듣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서는 이해가 안되겠지만 두 할머니의 모습은 그 자체가 우리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질문이다.  

<2부 봄날은 간다>에서는 이웃집 사람들과의 삶, 가르치는 아이들의 마음이 만나는 글들이다. <지렁이 울음소리>에서는 욕이 통하는 친구들과의 삶이 부럽다. <왼손과 오른손>에는 좌파 우파 등으로 나눠 싸우는 시대의 아픔도 이야기했다.

---------
오동꽃은 보라색이네
이 마을 저 마을 없는 데가 없네
나는 오동꽃을 처음 알았네
---------- 

이런 시를 쓰는 아이의 마음들을 읽으며 시골에서 선생님으로, 시인으로 살고 있는 것에 대해 몇몇은 부러울 수도 있을게다.

우리들에게 부러운것들은


도시가 발달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우리들은 발전이라는 이름과 진보라는 이름으로 앞을 향해 달려갔다. 지금도 토목공사를 대대적으로 벌려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계획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지금 많은 사람들이 돌아보는 옛날의 추억은 과거가 아니라 우리들의 미래가 되고 있다.  

산에서 어떤 새가 어떻게 울고, 들에는 어떤 풀이 어떻게 자라는지 모르면서 우리는 공부를 열심히 하며 살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한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은 쳐다도 보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들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제대로 가고 있을까 두려움마저 든다. 모두가 가는 갈이라 함께 휩쓸려 달려가고 있지만 거기가 벼랑끝인지 아무도 모르는 그 길을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다. 그것도 뒤질세라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말이다.

오늘 김용택의 <오래된 마을>을 덮으며 지난 추억을 곱씹을 수 있어서 좋았고 지금 내가 선 자리를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일 내 디딜 발걸음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편으로는 그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불러보고 아버지를 안아드리면서 수고하셨다고 말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사계절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칭기스칸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모른다.

우연히 접하게 된 칭키스칸~

 

먼저 <잭 웨더포드>라는 서양인의 눈으로 정리된 칭기스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정도로 객관적인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고 사실을 전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우리의 역사도 아니고, 다른 나라의 역사를 접하기는 쉽지 않고, 또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동양인의 삶을 기록한 것에 쉽게 눈이 가지 않을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참 놀라움 그 자체다. 서술하고 있는 작가의 마음까지 고려해가면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칭키스칸>의 인물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이다. 아주 평범하고 일반적인 우리의 이웃형제와 다를 바 없다. 그가 우연이던 계획적이던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주목받는 것은 <칭키스칸의 경영철학>이다.

그 오래전 세월 속에 왕과 그의 친인척중심의 고리따분한 왕조의 역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국가 통치철학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 꼭 필요한 것들이 많다. 물론 그의 자손들도 그의 그러한 통치철학을 그대로 전수받지 못해 결국 망하는 길로 갔지만 그 에게서 분명하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많다.

경험속에서 나온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친인척보다는 친구들을 만들었고, 계급보다는 실력을 중시했다.

 

오늘날 우리들은 과거의 인물을 기억하고 성과를 치하는 것에서 머물러서는 안되겠다.

역사를 바르게 아는것은 오늘을 사는 지혜를 얻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지금 여기에서 나는 그의 삶의 철학을 나의 것으로 어떻게 만들것인지 지금부터 시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의 마음 -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읽는 아이사랑 교육법 나비 6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수업시간이 두려워요 

교사라면 늘 닥치는 일이 수업인데도 수업을 앞두고는 불안감에 휩싸여 시간이 있어도 다른 일을 전혀 하지 못합니다. 수업시간에는 수업에 몰두하다 보면 불안감이 없어지고, 수업이 끝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반복된느데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을 의심해요

40명의 아이들을 맡아서 담임을 하다 보니 마음의 병이 생겼습니다. 바로 의심병입니다. 거짓말로 위기를 넘기려는 아이들에게 여러 번 상처를 받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이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웬만하면 믿어주고 양해해주는 쪽으로 지도하는데 뒤늦게 밝혀지는 진실에 더 큰 상처와 의심이 생깁니다. 학생의 변화가능성을 믿고 희망을 안겨줘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천적 측면에서 사례와 함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아요

저는 경력 5년차 중학교 교사입니다. 제 딴에는 최선을 다 해서 수업을 하는데 반 이상의 아이들이 자고 떠듭니다. 수준 차가 심한 아이들 40여 명을 한 교실에 모아 놓고 오로지 점수만을 중요하게 여기며 학교 교육을 소홀히 여기는 분위기가 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 해서 수업하지만, 제가 봐도 지금의 교육 시스템 자체가 문제입니다. 

도대체 이 시스템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고,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요?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와 사는아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남자 중학교의 3학년 담임입니다. 어려서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가 같이 사는데, 아주 무기력한 학생이 있습니다. 이 아이가 최근에 가출을 했는데, 학교에 앉아있는게 너무 괴롭다면서 며칠만이라도 쉬었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겠으니 아버지께 말씀드리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아이하고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아이 아버님께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오늘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전화를 하니 내일은 학교에 꼭 오겠다고 합니다. 이 학생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부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공부밖에 모르는 아이가 있습니다. 성적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면 무관심하고 성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생님하고는 인사도 하지 않습니다. 점수 받는 데만 나서고 다른 일에는 책임감이 없습니다. 교사로서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도, 미운 말이 자꾸 나오고 지도하기도 싫고 자꾸 부려먹고만 싶어집니다. 제 마음도 바뀌어야겠고, 아이도 좀 고치고 싶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만들어요

요즈음 문제 아이들을 상담해보면 반드시 부모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부모를 만나보면 왜 아이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결국 그런 아이들의 문제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그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마음-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읽는 아이사랑 교육법> 에 실려있는 질문의 내용들이다. 너무도 구체적이다. 선생님들의 애환을 그대로 담고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이다.

막연하게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학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 두려움 등 모든 문제를 솔직하게 담고 있는 것이 한편으로 충격에 가깝다. 늘 근엄하고 무게잡는 선생님의 모습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솔직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인간적인 선생님>을 느끼게 되고, 연민을 보내게 됩니다.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훌쩍 넘어버린 사람들이 흑백사진을 보내와 선생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책에 실었다. 

 교사정토회에서는 창립 1주년을 맞이하여 이러한 선생님들의 애환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교사(선생님)로서의 정체성~ 과거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하늘높은 이야기는 하늘멀리 날아간지 오래되었고, 직장인으로서의 선생님으로 전락된 지금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하고, 또 아이들과의 관계문제도 회복해야 한다. 갈길이 멀다.  

교사정토회에서 마련한 <즉문즉설>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카페에 들어가보면 이미 많은 질문들, 솔직한 질문들이 또 많이 올라와 있다. 이미 선생님의 마음에서 다루어진 질문과 유사한 것도 있다. 


 

이러한 질문들을 대할 때면 스승의 날, 스승의 은혜 같은 말은 온데간데 없고,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 선생님들의 이러한 솔직한 질문을 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섬뜩해지는 아이들의 눈매도 함께 떠 오른다. 시험만 생각하고, 점수만 생각하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 어른이 될 준비는 전혀 하지 못하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 그래서 제대로 일처리를 할 줄 모르는 사람 -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아이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선생님에게만 맡겨두고 탓할 일도 아니다. 얼마전 흥행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울학교 ET>라는 영화를 보면서 저게 영화속의 이야기지, 실제는 아닐거야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었는데, 현직 교사들의 솔직한 질문들을 보면서 누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서 스스로 돌아볼 일은 없는지 오늘 깊이 반성해봐야겠다.

이 세상 사람들 누구나 수행을 해야 하지만, 여러분들의 수행은 첫째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둘째는 아이들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스스로 행복하고 평화롭기 위해서 수행을 해야 하며, 교사가 행복하고 평화로워야 아이들에게도 스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훈계조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삶에서 아이들이 자연히 배우게 됩니다.  - 선생님의 마음 본문중에서 - 

  글 추천하기 클릭 http://blog.daum.net/ecodong/70101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마음 날씨 맑음 (책 + CD 2장)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때 엄마에게 받은 상처 어떻게 치유하나요? 스님께 물었다. 

[질문내용 요약] 지금 직장생활 24년째 하고 있는 주부로서 14살 남자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 사람을 매일 만나야 하는데 사람만나는 일이 스트레스가 되고 눈치 보게 되고 손에 땀을 쥘 정도로 힘이 듭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낳아주고 키워준 것만해도 감사해야 한다고 했는데 동의가 안되는거예요. 저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어릴때 저를 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버릴까봐서 거의 자폐아로 살았습니다. 말 한마디 안하고 엄마 뒤만 다라 다니고 친구와 놀아보지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엄마는 그런 저를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결혼을 해도 남편하고 같이 집에 안오느냐고 묻지도 않고, 그 후 이혼을 하고선 4년뒤 이혼했다고 이야기하는데 눈물 한 방울 없이 옛날이야기 듣듯이 합니다. 그런 엄마에게 욕도 해보고, 뭘 갖다 바치기도 해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지금 엄마가 75세인데 젊었을때 막내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엄마가 집을 나갔습니다. 나가면서 한 두 살짜리는 데리고 가고, 너까지 데리고 가면 엄마가 힘들다면서 놓아두고 간다고 했어요. 매일 따라 다니면서 눈치보며 산 것이 지옥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흐느끼면서 알아 들을 듯 못 알아들을 듯한 말로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어릴적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가 있었다. 다시 나이가 들어 그때의 엄마처럼 아이도 낳아 키우지만 어릴때 입은 상처에 휩싸여 살고 있는것이다. 지금 질문자의 아들도 역시 그렇게 자폐아적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법륜스님은 차근차근 다시 물어나간다.  

부부가 싸워서 집을 나가면서 아이들을 전부 데리고 갈 수는 없고 우선 급한 어린 애들만 데려가고 나머지는 집에 맡겨놓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잘잘못을 떠나 이해는 되잖아요? 엄마도 그 나이엑 그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행동으로 옮긴것 아니잖아요? 

나이 서른 몇 살박에 안되는 여자가 남편하고 관계가 안좋아 못살겠다고 집나가려고 할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일것입니다. 엄마가 특별히 나쁜 인간이라 그런것은 아니잖아요? 

그때까지 강하게 엄마를 부정하고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고 하더니 <이해한다>고 답변을 하면서는 흐느낌은 잦아들고 안정을 서서히 찾는 눈치였다. 거기에 다시 법륜스님은 강한 어조로 말씀을 이어간다.  

부모들은 이런 것을 보면 자식 키울때 조심을 해야 해요. 그러니깐 성질난다고 말 나오는데로 다 하면 어린 아이들이 상처를 입어요. 그 상처가 두려움이 되고 그 두려움은 엄마 치맛자락을 붙들고 밖에도 못나가면서 살다보니 세상에 고립되고 사람 만나는 게 두려워지는 겁니다.  

지금의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지지 않으려면 엄마가 바뀌어야 합니다. 내 인생 포기하고 자살을 하게되면 아이에게는 더 큰 충격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를 고치려면 엄마가 바뀌어야 합니다. 먼저 어릴적 엄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엄마가 얼마나 괴로우면 제 자식을 못데려간다고 말했겠어. 얼마나 괴로우면. 아, 엄마가 그때 참 괴로웠겠다. 내가 엄마의 마음을 모르고 그동안에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했구나. 어머니, 죄송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엄마에 대한 참회, 그리고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를 키워준 것에 대한 감사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풀려야 아이 문제가 풀려요. 자식을 위해서라도 풀어야 됩니다. 

질문자의 흐느낌은 완전 사라졌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태어나지 말았으면’하고 이야기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사람이 지금은 평온을 되찾고 어떻게 기도정진하면 되는지에 대해 귀기울이고 있다. 신기할 정도이다. 2-30분동안 계속되는 질문과 대답속에 질문자는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사례와 같이 어릴적 엄마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나이가 들어서도 상처가 되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 엄마의 집착에 가까운 본능적 보호는 우리들의 아이를 병들게 하는 다름아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법회에서 <아이가 애를 먹여서 힘들다>는 엄마들에게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제발 결혼해서 자기들 좋아서 낳은 자식들에 대해서 책임지는 부모가 되라. 왜 내팽겨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느냐? 아들인지 딸인지 구분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우고, 낳은 자식이 신체 불구라고 내다버리고... 이게 부모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가? 부모로서는 끝까지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이 문제를 극복하려는 엄마의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아이문제를 두고 남편에게 참회하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은 남성, 여성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으로서 남성인 남편에게 참회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엄마로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마음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 간절함으로 아이를 대해야 한다. 내가 남편을 부정하고 욕하고 존경심이 없을때 우리들의 아이는 훌륭하게 자랄 수가 없다. 그 <짐승만도 못한>인간의 아들이 바로 내 자식이 아닌가? 스스로의 긍정과 자긍심, 그리고 부부간에 우애는 아이들을 바로 키우는 첫 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 즉문즉설 법회 현장의 소리를 CD에 담은 오디오북이 발간되었다. 그 가운데 엄마와 관련된 몇가지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 

자식을 키우는 마음 1 

자식들이 자신의 젊음을 누리며
온갖 모험을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그렇게 그들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멀리서 지켜봐줘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자꾸 자식을 품에 안으면
죽을 때까지 자식이라는 걸 하나 안고
숨넘어갈때까지 고생하고 살아야 해요.
그건 자식 잘못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자식을 그렇게 길들여서 그래요.
그건 어리석은 삶이에요. 

----------- 

자식을 키우는 마음 2 

아이가 방학을 하거든 함께 여행을 해 보세요.
짐은 간단하게 꾸리고 돈도 조금만 가지고 배낭여행을 하세요.
아이와 둘이서 인도로 가보세요.
방학하는 이튿날부터 방학 끝나는 날까지
최대로 긴 시간을 잡아서
인도 전역을 다니면서 할 고생 안 할 고생 다해 보세요.
절대로 택시 타지 말고, 좋은 기차도 타지 말고,
좋은 호텔도 가지 마세요.
완행열차를 타거나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 위에 타고 다녀보세요.
밤은 길거리에서 사 먹고,
숙소는 1불이나 2불정도 주는 곳에서 자고요.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한다면 이렇게여행을 해 보세요.
그런데 내가 오히려 뭔가 잘못 될까봐 겁을 내고,
배가 고파서 더 먹고,
내가 불편해서 좋은 호텔에 자고, 내가 힘들어서 택시 타고 다니면
아이, 절대 못 고칩니다.
자식을 위해서 완전히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냉정해야 합니다.
그 아이가 누굴 닮았을까요?
내 뱃속에서 자라면서 내 마음을 닮았고
눈뜨자마자 내 품에 안겨서
내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자랐어요.
그러니 그 아이가 바로 내 모습이지요.
내가 바뀌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죽인다 해도 안 바뀝니다.
아리를 바꾸려는 내 생각을 버리고 내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그렇게 아이하고 살면
자연스럽게 아이 버릇이 고쳐집니다.  

----------- 

어머니의 마음 

아침에 일어나면 기도하고
그 뒤에 밥해서 아이들 챙겨주는 일이
아이들에게 엄청난 공덕이 됩니다.
집을 내팽겨쳐주도 어디 가서 기도한다고
좋은 일이 생기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 하는 건 일 년에 몇 차례만 해도 충분해요.
제 어릴 때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님은
정월대보름이면
밥이며 반찬이며 가족들이 먹도록 준비해놓고
깨끗하게 흰 옷 입고 바구니에 쌀이랑
좋은 초를 사서 이고 절에 갔어요.
그날 새벽에 갔다가 오후 되면 돌아오세요.
불교가 무엇인지 모르는 어머니였지만 해마다 그렇게 하셨지요.
지금도 눈을 감으면 산 고개 올라가는 어머니 모습이 훤해요.
어릴 때는 그런 이미지가 매우 중요해요.
그런 정진을 해야지 욕심을 내서 하는 것은 신앙이 아니에요.
꼭 교회 다니고 절에 다녀야 신앙이 아니라
그렇게 기도하는 신앙이 중요해요.
어릴 때 종이에불붙여 태우며
달님보고 기도하는 건 욕심이 아니잖아요.
어릴 때의 그런 것들이 우리 가슴속에 다 영향을 주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지금 마음이 들떠 있기 때문에
아이들도 들떠 있어
심리불안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참 편안하다. 시원하다. 거꾸로 생각하며 당장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것만 생각했지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픔을 보듬어 안으려고 하지 않은 내 모습도 본다. 그래 내 인생 내가 멋지게 한번 살아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