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선 -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까지
고은 지음 / 김영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 달마에서 혜능까지 구도의 발자취를 만나다!  


깨달음과 선의 세계를 집대성한 고은 시인의 대하소설 『선(禪)』. 이 소설은 이미 15년전에 발표한 것을 다시 출간했다.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까지 선의 역사를 소설의 형태로 정리한 구도소설이다. 달마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이후 중국 선불교 초초 달마대사에 대한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다. 또 달마에서 이어진 선불교는 6조 혜능대사로 이어져 꽃피우게 되고 다시 한국의 선불교로 이어진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다.  


달마가 중국으로 와서 양무제를 만난 유명한 일화도 있다. 절을 짓고, 경전을 발간 유포하고, 스님들을 후원하면서 불교를 발전시킨 양무제가 공덕을 묻는 자리에서 '아무 공덕도 없소'라고 말하여 양무제를 당황하게 만든 일 말이다. 그 이후 9년간 면벽수행하면서 혜가가 도를 구하는 자신의 열정을 보이기 위해 팔을 잘라 법을 구하는 것도 유명하다. 글자도 모르는 무식한 혜능이 금강경의 한 구절을 듣고는 출가수행하여 법을 잇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히 달마에서 혜가, 승찬, 도신, 홍인으로 이어지고 혜능으로 이어지는 법통에 대해서 기술하고만 있지 않다. 달마에서 혜능까지 이어지는 선불교의 법통을 그렸다는 것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책을 열고 처음을 읽어내려가면서 새로운 환한 빛을 만난 셈이다. 그것은 달마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오는 여정을 그린 것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가름할 수도 없거니와 비록 사실이 아닌 허구라 해도 상관없을 충격이다. 마치 생생한 어제의 일을 전하듯 달마가 배를 타고 육로로 걸어 중국에 닿는 과정은 드라마 그자체다. 오래 전 그 당시의 상황을 볼때 살아서 도착한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으니까 말이다.  


또 그의 제자 혜가나 또 그 혜가의 제자 들이 법을 구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없애주십시오' '그래 불안한 마음을 내 놓아라'하는 것도 짧은 문장으로 대치할 수 없는 오랜 시간이 있고, 또 그것을 깨치는 것도 말 한마디에 깨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이 흐른다. 그것들을 메우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저자 고은도 대하소설 『선(禪)』을 읽을때는 단단히 각오하고 읽으라 하고 있다.  


> 달마의 역사가 지금 우리의 삶이다. 


역사가 단순히 과거의 기술이 아닌 것과 지금에 집중하여 읽어야 할 까닭은 지금 우리들이 겪고 있는 개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사회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를 찾기위함이다. 그 목적이 상실한 때에는 역사는 한갓 글자에 불과할 것이다.  


최근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의 자리에서 '불안한 마음을 없애주십시오'라는 질문들을 받게 된다. 또 '우리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주십시오'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결코 밖을 고쳐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특별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안고 있는 질문속에서 모순을 발견하게 하고 안을 살피라고 시선을 돌려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또 사람들은 스님들은 산속에서 수행에만 전념하지 사회문제에 왜 참여하느냐는 식의 비판을 하고 있다. 이것은 불교를 비롯해서 많은 종교들이 우리사회의 많은 모순과 문제들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붓다와 예수의 경우에는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지도자였다. 개인의 고뇌와 사회적 모순들을 접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는데 지금의 종교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역할을 교회안에서, 절안에만 묶어두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붓다와 예수가 그랬듯이 개인의 고뇌와 사회문제에 어떤 해답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종교의 본질일 것이다.  


달마가 붓다이후 그 법을 중국에 와서 펼치고 불안한 역사의 현실속에서 외적인 형식과 모양을 넘어 그 속내에 담고 있는 본질의 대답을 통해 법을 이어주었듯이 우리는 달마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볼 것이 아니라 달을 보아야 할 것이다.  


달마가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넘어와 법을 전하고, 다시 한국으로 이어진 선불교의 핵심을 역사적 관점으로만 이해한다거나, 종교라는 영역의 편협된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면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모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달마의 손가락만 보고 시비를 운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사회의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여자, 아내, 엄마~

우리들은 <엄마>에 대해 각별하다. 지금 내 옆에서 가장 편하게 소리 지르는 <엄마>는 각별하다. 요즘 아이들의 엄마와 이 엄마들의 엄마는 조금 다르기는 하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의 엄마는 그야말로 못 배우고 아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존재다. 또 노희경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죽어가는 엄마는 그저 남편과 가족에게 순종하는 이미지다. 그래서 더 가슴 짠하게 <엄마>를 만났는지는 모른다.

요즘 아이들의 <엄마>는 좀 다르다. 고학력에 아는 것이 많은 <배운여자>들이다. 그래서 더 고뇌가 많은지도 모를 일이다. 자아실현은 둘째치고라도 당장 먹고 살아야하는 문제로 직장에도 나가야 하고, 잘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하고, 그러면 승진도 하고 그에 맞는 책임의식도 증가하게 된다.

나이가 되면 엄마들은 아들딸들이 결혼하지 않는다고 난리다. 결혼해서 시댁 눈치 보랴, 남편 맞추랴 그 힘든 이야기에 눈물까지 글썽이면서도 굳이 결혼시키려 한다. 옛날이야 서로 결혼하지 않으면 온전하게 독립적으로 살 수 없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도 많이 바뀌어서 혼자 사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아이를 낳으면서 <여자>로서의 자존감보다 <엄마>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법륜스님은 전작 <스님의 주례사>에 이어 <엄마수업>을 펴냈다. 그동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책이나 동영상을 통해서 많이 접해왔다. 지금 내 삶의 조그마한 변화, 생각의 변화를 끌어 온 것도 법륜스님이었다.

아이는 세 살때까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엄마가 돌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엄마에게 사랑받을 아이의 권리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여자가 아닌 엄마의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은 ‘왜 여자가 희생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항변한다. 여자가 아닌 엄마의 삶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던 것을 간과한 모양이다.

 


2. 할머니가 키우는 아이들

사실 처음 들었을때는 충격이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떠한 조건에서도 3년은 엄마가 길러야 한다는 말씀은 ‘그렇게 하면 좋은 일’이라고 간단하게 여기고 넘어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경제사정도 그렇거니와 대부분 맞벌이 직장생활로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렇게 생긴 아이는 친정부모님이나 시부모님이 봐준다.

지난 연말에 어느 일간지에 <손자・손녀 돌보기 배우는 할머니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예비할머니 교실>이 열렸다는 내용이다. 저출산, 이혼율최대 등의 오명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맞벌이부부 가운데 4명중 1명이 아이를 친정이나 시댁에 맡긴다고 한다. 직장인의 70.9%가 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고, 어떤 설문조사에서 48.6%가 ‘부모 도움 없이는 맞벌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시점에 조손(祖孫) 양육에 의존하는 비율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3.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

그러나 최근 가족행복 이야기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법륜스님은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100회 연속강연을 열고 있는 법륜스님은 아이가 사춘기시절을 지나면서 폭력적으로 바뀌고, 컴퓨터 오락만 하거나 대인기피현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질문한 어느 가정주부에게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손자・손녀를 봐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대목이 있다. 

여러분들이 남녀평등을 법률적으로만 따지지 말고, 마음에서 의지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주인으로 여러분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나 며느리가 직장생활 한다고 손자, 손녀를 봐주는 일을 해서도 안됩니다. 손자를 봐주면 일시적으로 좋은데 그 손자는 자기가 태어나서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권리, 그것을 뺏기는 겁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자기를 위해서는 직장도 그만두고, 아무리 높은 직위도 버리고, 명예도 포기하고 자기를 우선시하는 그 <사랑>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있습니다. 어릴 때 이 ‘사랑’을 받아야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고파병’에서 해방될 수 있어요.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것을 뺏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팽개치도록 돕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등에 업고 직장을 다니든지 직장에서 휴가를 내든지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라면을 끓여먹고 살 마음이 필요하고, 셋방에서 조그마하게 살 마음이 필요합니다. 애가 세 살 될 때까지는 부모는 감수해야 합니다. 아이를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렇게 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자녀들이 이제 결혼했으면 자기들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옆에서 ‘아이구 내가 애 봐줄게, 직장 다녀야지~’하면서 어쩌라 어쩌라 합니다. 또 그러면서 잔소리를 엄청 합니다. 성인이 된 자식들에게는 정을 끊어주는게 최고로 자식을 사랑하는 길입니다. 원망을 해도 괜찮습니다. 간섭을 함으로 해서 원망으로 원수되는 경우는 있어도, 얼굴 안 본다고 원수되지는 않아요.

이 이야기는 그대로 <엄마수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세 살까지는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고, 어릴 때는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하고, 사춘기때는 지켜봐주는 사랑으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스무 살이 넘으면 냉정하게 정을 끊어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라고 한다.


4. 태교는 세살까지 이어진다.

태교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한다. 법륜스님의 글을 읽다보면 태교는 태어나서 3년까지는 해야 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 전에는 <태교>라는 것이 그저 좋은 음악을 듣거나, 좋은 그림을 본다거나 하는 식으로만 이해했는데 그 근본은 <엄마>가 최고의 편안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엄마가 최고로 편안한 상태가 되려면 아이를 가진 <엄마>의 지극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엄마>만의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좋은 그림과 좋은 음악을 듣는 것 처럼 엄마를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주려면 주변환경도 중요하다. <아빠>를 비롯한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등 가까이 있는 사람들도 함께 노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아이를 가진 엄마의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손주를 원한다면 좋은 할머니가 되어 고부갈등이 없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5. 엄마수업

<엄마수업>은 엄마를 위한 책이지만, 엄마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비엄마, 초보엄마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아이>라는 존재는 가족안에서의 존재이기도 하지만 우리사회 구성원이고 미래세대의 주요한 인적자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가 태어날 때, 성장할 때, 사춘기를 앓을때, 또 성인이 되었을때 부모는 어떤 관계맺기를 통해 아이를 도울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에 속아서 지낸다. 내가 고함지르고, 성내고 짜증내는 것은 모두 ‘너를 위해서~’라는 허울을 뒤집어 쓰고 있다. 엄마가 아이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엄마수업>은 초보엄마, 예비엄마들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 또 성인이 되어버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자녀와의 관계맺기를 새롭게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엄마들은 아이들 문제로 근심걱정이 많더라구요. 웃음가득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힘내라 청춘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군인들의 총기휴대 탈영, 죽음 등의 사건사고 소식은 뉴스에 보도되는 것이 전부인 양 우리들은 그들의 아픔을 잘 모르고 지내는 것 같다. 그것은 전체 군인들의 숫자에 비하면 얼마되지 않은 미미한 숫자로서의 생명일지 모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안고 있는 아우성에 귀기울이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군생활을 할 때에도 막내가 '여자문제'로 자살했다. 아마도 군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한 번쯤은 겪어봤을 남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지휘관들은 그저 아무 일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진급에 장애가 있다고 그것을 막기 위해 통제하고 관리하는 측면이 더 클 것이다.

또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은 자신이 군대갔을때와 비교해서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군에서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니 눈물겹기도 할 것이고, 특히 엄마들은 그저 군생활이 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클 것이다. 한 번쯤은 가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두번은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군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군생활은 훈련이 고되고 힘든 것이 전부가 아니다. 어찌보면 누구나 받는 훈련이기에 힘들더라도 함께 하는 맛이 있고, 그것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또 다른 맛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전체생활에 주는 또 다른 교육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군생활은 훈련이 전부가 아니다. 힘들어 하는 것은 훈련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군생활을 이야기하면서 자기가 '제일 힘들고 고생했다'고 주장하며, 얼마나 더 힘들었는지를 거짓말 보태가면서 이야기하고, 그것을 추억거리로 삼는다. 내가 한여름에 하역작업하는 것을 툴툴대며 이야기했을때, 어떤 사람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 여름에 누비옷입고 데모진압하는 전경들을 생각해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나의 군생활이 그것보다는 힘들지 않다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그 뒤로 나의 군생활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제일 군생활 편히 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힘든 것은 상대적인 문제일 것이다.

지금의 군인들에게도 어떤 것이 제일 힘드냐고 물었을때, 훈련이 너무 많고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들은 여자친구의 이별통보를 받고 힘들어하는 '여자문제', 선임이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관계문제', 그리고 제대하고 뭘 하고 살지 고민하는 '진로문제'가 전부일 것이다.

무조건 '옛날 군대'를 비교하며 '뭐가 힘드냐?'고 핀잔줄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이 뭔지, 힘듦이 뭔지 귀기울 준다면 어떨까? 법륜스님의 새책 '힘내라 청춘'의 경우에도 이러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질문들을 모아서 엮은 것이다. 강의현장에서 질문을 들을 때는 이 문제를 두고 지휘관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실제로 이 질문속의 주인공인 병사는 관심병사로 분류되어 부대내에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가 법륜스님의 답변을 듣고 얼굴이 환하게 바뀌고 그 뒤 군생활에 적극적인 병사로 바뀌어 부대표창까지 받게 되었다고 한다.

군인들이 한 권씩 포켓에 넣어두고 이 어려움들이 생길때마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혼자만의 문제로 숨겨두지 말고 풀어나간다면 군대있을때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새롭게 시작했을때도 큰 도움이 될 것같다.
군인들의 어려움을 담아 질문과 답으로 구성되었지만, 결국 사회초년생들의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애와 결혼, 취업과 직장, 성공의 길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고뇌들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있다. 청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힘내라 청춘>은 군인을 포함한 20대, 30대의 청춘들에게 읽힐 책이다. 
 

<동영상보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보집권플랜>...... 이 책의 제목이다.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상세하게 리뷰를 달지 않아도 충분한 키워드를 표지에서 말해주고 있다. 오연호는 오마이뉴스 대표로 노무현대통령과의 마지막 인터뷰로 유명하다. 또 조국교수는 요즘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강연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조국교수, 어느 날 갑자기 내 옆에 다가왔다. 트위터에 등장하고 페이스북에 나타났다. 사람들은 광적으로 열광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젊은(?) 여성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마치 아이돌가수의 등장과 소녀팬의 열광 정도라고 묘사하면 적절할까? 젊은 지식인이 얼굴도 잘 생겼고, 말도 잘하는데, 거기다가 사상도 진보적이니 그러려니 생각했다.

나는 이 책<진보집권플랜>을 몇장 넘기면서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 조금은 짐작된다. 그들은 나보다 먼저 그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학력과 외모, 그리고 활동의 이력에 대해 나보다 먼저 알았고 그를 먼저 만났기 때문이리라. 나또한 그들처럼 일찍 알았다면 환호성을 지르고 가까이 만난다면 기꺼이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먼저 페이스북에서 친구맺기를 해야겠다. 그가 친구로 맞아줄지, 말지는 중요하지 않다.

진보의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거칠고 쉼없이, 주저함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얄팍한 나의 사상적 조류(가 있기는 했나?)에 낯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한 자기구도적 열정을 새롭게 배운다. 진보에 대한 거침없는 자기성찰적 비판을 보면서 감히 선승의 풍모를 가졌다고 찬하고 싶다.

왜 진보가 차기정권을 집권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과와 한계들을 짚어보면서 앞으로의 당당한 준비를 주문하고 있다. 또 현재의 야당에 대해서는 ‘왕이 되기를 포기한 영주들’이라고 대놓고 꼬집기도 한다. 철저한 자기성찰에 대한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속시원하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구체적 대답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고 그것에 대한 대리만족이다.

이 책은 <진보>에 대해 개념적 정의부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희망메시지다. 최근 베스트셀러 <정의란무엇인가?>를 통해 우리사회에서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대화와 토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다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통해 우리사회 - 자본주의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의식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육체적으로 정신으로 무장한 사회구성원들이 <진보집권플랜>을 통해 <사회참여>라는 강스파이크를 내리칠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사회, 경제 민주화 영역에 대해서는 복지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는 진보든 보수든 ‘복지’가 화두가 되고 있다. 무상급식, 전세대란,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등 다양한 영역의 민생영역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짚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복지’문제를 들고 나왔으면서도 각자의 영역과 입장을 중심으로 비판만 있지, 대안이 없고 대안마련을 위한 대화도 없는 것이 현실정치 세계이다. 구체성이 결여된 채 포풀리즘이라고 상호비방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복지가 밥 먹여준다’ 또는 ‘진보가 더 좋은 밥을 먹여준다’라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육분야’에 대해서도 청년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언급하고 있다. 대학가지 않으면 뒤처지는 인생이 되어버리는 사회, 우리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크게 배우는 대학(大學)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직업기능인을 길러내는 직업훈련원이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하되,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유럽의 경우와 대조적이다.

기성세대는 20대의 대학생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없고 취업을 위한 개인의 스펙쌓기에만 치중하는 것에 대해 지적할 것이 아니라 그 잘나가던, 사회의식 있던 386의 자녀들이 지금 20대이지 않은가? 지금의 386이 ‘생활우파’가 되어 찌들어 살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먼저 대답해야 할 것이다.

통일분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의 MB통일정책을 두고 비난을 넘어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김일성 사후 ‘북한붕괴론’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걸어 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고 받으며 영향을 주는 사람사이의 관계문제와 유사한 것인데 그것을 못 풀고 있다. 감정만 건드리고, 자존심 상하게 하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을 모르는 것 같으니 답답할 뿐~)

조국교수는 ‘北 도우며 비판하는 법륜스님 <연합뉴스>’를 인용하며 법륜스님의 북한인권 접근법을 적극 찬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사회는 남한내 인권문제는 다루지 않으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만 민감하게 다루려고 하고 있다. 또 북한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그 인권문제로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민중의 배고픔에 대해서 대북인도적 식량지원이라는 것으로 연결지어 보지 못하는 진보와 보수진영을 포함한 우리사회 전반의 한계다.

‘검찰개혁’을 언급하며 권력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 초기 ‘평검사와의 대화’에 눈 부라리며 나섰던 검사들은 지금 MB정부하에서 어떤 태도로 지내고 있을까? 최근에는 국회에서 검찰에 대한 법개정의 움직임에 검찰총장이 맞대응하는 장면들이 언론에 보도된 적 있다. 어디나 개혁은 쉽지 않다. 진보영역의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내부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자신이 성찰과 내려놓음이 함께 동반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해하면서도 용서가 안되는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 ‘웃기는 검찰’이라고 욕이라도 한마디 해주고 싶다.

마지막 부분에 사람들(정치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작할때에는 <뒷부분에서 사람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이야기하겠다>던 것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듯 하다. 좀 더 세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것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여기서 언급된 거물급(?) 정치인들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공적영역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새로운 진보집권을 위한 비판이라면 분명히 할 소리는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약해서 조금 불만이다.

이 책은 처음 시작할때의 이야기만큼 이야기가 깊지는 않다. 그렇다고 불만은 아니다. 아마도 더 깊었다면 전문서적이 되어 석박사급들의 연구논문처럼 읽기도 이해하기도 난해했을 것이다. 진보-보수, 좌-우, 여-야 등의 용어와 그들의 말싸움에 골머리 앓을 많은 일반대중들이 읽으면서 ‘우리사회의 전반적 흐름을 이렇게 이해할 수 있겠군~’하고 책을 덮는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개운하다. 그동안 알듯 모를 듯 한 정치인들의 발언과 행태도 불만이었고, 그것이 잘 이해 안되는 나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기만족을 찾을 수 없었는데 적어도 ‘앞으로 진보가 왜 집권해야 하는가?’, ‘진보가 밥먹여주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연구해야겠군~’하는 생각으로 책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