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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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이 책의 제목이다.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상세하게 리뷰를 달지 않아도 충분한 키워드를 표지에서 말해주고 있다. 오연호는 오마이뉴스 대표로 노무현대통령과의 마지막 인터뷰로 유명하다. 또 조국교수는 요즘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강연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조국교수, 어느 날 갑자기 내 옆에 다가왔다. 트위터에 등장하고 페이스북에 나타났다. 사람들은 광적으로 열광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젊은(?) 여성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마치 아이돌가수의 등장과 소녀팬의 열광 정도라고 묘사하면 적절할까? 젊은 지식인이 얼굴도 잘 생겼고, 말도 잘하는데, 거기다가 사상도 진보적이니 그러려니 생각했다.

나는 이 책<진보집권플랜>을 몇장 넘기면서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 조금은 짐작된다. 그들은 나보다 먼저 그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학력과 외모, 그리고 활동의 이력에 대해 나보다 먼저 알았고 그를 먼저 만났기 때문이리라. 나또한 그들처럼 일찍 알았다면 환호성을 지르고 가까이 만난다면 기꺼이 손이라도 잡아보고 싶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먼저 페이스북에서 친구맺기를 해야겠다. 그가 친구로 맞아줄지, 말지는 중요하지 않다.

진보의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거칠고 쉼없이, 주저함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얄팍한 나의 사상적 조류(가 있기는 했나?)에 낯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한 자기구도적 열정을 새롭게 배운다. 진보에 대한 거침없는 자기성찰적 비판을 보면서 감히 선승의 풍모를 가졌다고 찬하고 싶다.

왜 진보가 차기정권을 집권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과와 한계들을 짚어보면서 앞으로의 당당한 준비를 주문하고 있다. 또 현재의 야당에 대해서는 ‘왕이 되기를 포기한 영주들’이라고 대놓고 꼬집기도 한다. 철저한 자기성찰에 대한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속시원하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구체적 대답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고 그것에 대한 대리만족이다.

이 책은 <진보>에 대해 개념적 정의부터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희망메시지다. 최근 베스트셀러 <정의란무엇인가?>를 통해 우리사회에서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대화와 토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다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통해 우리사회 - 자본주의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의식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육체적으로 정신으로 무장한 사회구성원들이 <진보집권플랜>을 통해 <사회참여>라는 강스파이크를 내리칠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사회, 경제 민주화 영역에 대해서는 복지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는 진보든 보수든 ‘복지’가 화두가 되고 있다. 무상급식, 전세대란,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등 다양한 영역의 민생영역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짚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복지’문제를 들고 나왔으면서도 각자의 영역과 입장을 중심으로 비판만 있지, 대안이 없고 대안마련을 위한 대화도 없는 것이 현실정치 세계이다. 구체성이 결여된 채 포풀리즘이라고 상호비방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복지가 밥 먹여준다’ 또는 ‘진보가 더 좋은 밥을 먹여준다’라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육분야’에 대해서도 청년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언급하고 있다. 대학가지 않으면 뒤처지는 인생이 되어버리는 사회, 우리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크게 배우는 대학(大學)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직업기능인을 길러내는 직업훈련원이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하되,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유럽의 경우와 대조적이다.

기성세대는 20대의 대학생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없고 취업을 위한 개인의 스펙쌓기에만 치중하는 것에 대해 지적할 것이 아니라 그 잘나가던, 사회의식 있던 386의 자녀들이 지금 20대이지 않은가? 지금의 386이 ‘생활우파’가 되어 찌들어 살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먼저 대답해야 할 것이다.

통일분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의 MB통일정책을 두고 비난을 넘어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김일성 사후 ‘북한붕괴론’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걸어 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고 받으며 영향을 주는 사람사이의 관계문제와 유사한 것인데 그것을 못 풀고 있다. 감정만 건드리고, 자존심 상하게 하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을 모르는 것 같으니 답답할 뿐~)

조국교수는 ‘北 도우며 비판하는 법륜스님 <연합뉴스>’를 인용하며 법륜스님의 북한인권 접근법을 적극 찬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사회는 남한내 인권문제는 다루지 않으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만 민감하게 다루려고 하고 있다. 또 북한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그 인권문제로 피해를 입고 있는 북한민중의 배고픔에 대해서 대북인도적 식량지원이라는 것으로 연결지어 보지 못하는 진보와 보수진영을 포함한 우리사회 전반의 한계다.

‘검찰개혁’을 언급하며 권력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 초기 ‘평검사와의 대화’에 눈 부라리며 나섰던 검사들은 지금 MB정부하에서 어떤 태도로 지내고 있을까? 최근에는 국회에서 검찰에 대한 법개정의 움직임에 검찰총장이 맞대응하는 장면들이 언론에 보도된 적 있다. 어디나 개혁은 쉽지 않다. 진보영역의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내부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자신이 성찰과 내려놓음이 함께 동반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해하면서도 용서가 안되는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 ‘웃기는 검찰’이라고 욕이라도 한마디 해주고 싶다.

마지막 부분에 사람들(정치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작할때에는 <뒷부분에서 사람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이야기하겠다>던 것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듯 하다. 좀 더 세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것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여기서 언급된 거물급(?) 정치인들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공적영역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새로운 진보집권을 위한 비판이라면 분명히 할 소리는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약해서 조금 불만이다.

이 책은 처음 시작할때의 이야기만큼 이야기가 깊지는 않다. 그렇다고 불만은 아니다. 아마도 더 깊었다면 전문서적이 되어 석박사급들의 연구논문처럼 읽기도 이해하기도 난해했을 것이다. 진보-보수, 좌-우, 여-야 등의 용어와 그들의 말싸움에 골머리 앓을 많은 일반대중들이 읽으면서 ‘우리사회의 전반적 흐름을 이렇게 이해할 수 있겠군~’하고 책을 덮는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개운하다. 그동안 알듯 모를 듯 한 정치인들의 발언과 행태도 불만이었고, 그것이 잘 이해 안되는 나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기만족을 찾을 수 없었는데 적어도 ‘앞으로 진보가 왜 집권해야 하는가?’, ‘진보가 밥먹여주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연구해야겠군~’하는 생각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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