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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미스터리 입문
아라이 히사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11월
평점 :

미스터리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수수께끼, 복선, 논리적 해결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수수께기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어넣어야 하고, 여러 갈래의 복선과 그것들을 하나로 합쳐줄 논리적인 해결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단 하나의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 정말 어렵다!
그냥 글을 쓰는 것도 어려운데 거기에 수수께끼를 넣고, 중심 서사와 보조 서사를 여러 갈래로 또 나눠서 넣어야 한다니! 심지어 탐정과 형사 같은 인물을 통해 모든 사건을 논리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매력적인 결말을 내야 한다니. 수수께끼, 즉 프롤로그에 나오는 발단 사건은 초반에 독자들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독특하면 할수록 좋다. 어떠한 사람이 아무런 장치도 없이 공중에 뜬 채 죽었다고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다. 충격적일수록 독자들은 작가가 어떻게 이 사건을 논리적으로 풀어갈지 기대하게 되고, 따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풀어나가야 하는 것도 작가이다. 어려운 장면을 그리면 그릴수록 트릭의 설계 또한 복잡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엔 복선이 뒤엉킬 수밖에 없고, 복선이라 넣어뒀던 것을 독자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게 된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추리소설 작가들은 천재가 아닐까? 평소 나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을 볼 때마다 그냥 재밌다는 생각으로만 봤다. 하지만 입문서를 보고 다시 그것을 되뇌어보니, 얼마나 여러 복선이 존재하고 아직까지 해결 안 된 복선이 있단 것에 그저 놀랍다. 심지어 이 어려운 수수께끼를 매화마다, 매시리즈마다, 몇 년동안 쭉 이어서 내고 있다니. 물론 애니메이션이기에 어느 정도의 픽션과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애초에 스토리를 몇 년 동안 이끌어왔다는 것이 존경스럽지 않은가.
미스터리를 쓰고 싶다. 그것은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자 꿈이다. 이 입문서에는 <작가 데뷔를 향한 길>이라는 장이 있다. 그리고 그 장의 첫 번째 페이지엔 이렇게 쓰여 있다. ‘뭐든 읽고 많이 쓰자’. 맞는 말이자, 원초적인 해답이다. 그래, 시작하려면 뭐든 읽어야 하고 많이 써봐야 한다. 그리고 많이 보여줘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게 말이다. 소재가 없단 걱정 때문에, 내 글이 흔하다는 생각 때문에, 라는 건 쓰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모든 것이 소재가 된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꼭 특이한 소재를 찾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저, 읽고 쓰기만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