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이 번쩍 뜨인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몹시도 혼탁한 녹말 용액에서 서서히 녹말이 바닥으로 가라앉고 맑은 물이 위로 올라올 때 쯤 되서야 겨우 피곤한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아침은 왠지 늘상 그저그래서 재미가 없다.
슬픔이 가슴 가득 꾸역꾸역 올라와 참을 수 없이 짜증이 난다. 아침에 보는 내 모습은 왜 그리도 못생겨 보이는 것일까? 다리도 너무 피곤하고 더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어젯밤 푹 자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침`이 건강의 대명사란 말 따위는 거짓말이다.

아침은 나에게 늘상 지독한 회색빛 허무다. 그래서 아침이면 나는 항상 염세적이다. 한순간에 수많은 후회가 가슴을 가득 태워 날 몸부림치게 만든다.
아침은 심술궂다.

_ 여학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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