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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인생수업
백혜선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월
평점 :
마치 잔잔한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에 나오는 음악과 영상, 그리고 스토리 모두 좋았다.
*영화 : #나는좌절의스페셜리스트입니다
*음악 : 이 책을 읽는 동안 백혜선님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음악과 함께 하길 추천해본다.
*영상 : 새 이야기가 시작되는 페이지마다 나오는 명화들, 나도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여서 너무 반가웠던 레이크 코모의 전경(이 에피소드에서는 잠시 책 읽기를 멈추고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호수의 이미지를 찾아봤다.)
*스토리 : 피아노 연주자의 치열한 삶과 그 안에서의 많은 고민과 선택, 그리고 삶에서의 많은 역할 중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과 '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이야기.
에세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주관적인 한 개인의 내용이라 공감을 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에세이를 굳이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다. 이 책 역시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피아니스트의 좌절이라니 진짜 좌절이 담겨있을까?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인생에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내가 없는 것 같은 삶, 현실에 안주하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 시점에 이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속적인 공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어떻게든 좋은 것을 발견하려는 태도,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 좋은 습관 들이기, 아무런 성취가 없는 하루에도 과정만은 충실히,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도전하는 것 등 삶에 대한 태도와 나아갈 용기를 주는 메세지로 가득 찬 책이다. 더불어 14시간의 연주 한계 테스트, 매일 반복되는 연습, 타고난 예술성이 아니라 영감을 얻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마치 겉은 우아하지만 수면 아래의 발은 몹시 분주한 백조같은 피아니스트의 삶처럼 나는 이 만큼의 노력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만큼 후회 없이 노력한 적이 있는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인생은 절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부분에 극히 공감한다. 그래서 나도 주어진 삶 속에서 그 때 그 때 현실에 충실하게 살고자 노력하는데 인생의 선배가 그런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에 공감을 해주는 것 같아 기뻤다.
이것이 정녕 나의 삶인가 하고 각성한 현 시점에서 이걸 그대로 넘기지 말고 눌러 앉지 말라는 조언, 배움이 끊기는 날이 인생이 끊기는 날이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
연주자로서의 나를 잃지 않고 그 길을 걷고 있음에 존경을 표한다. 이 책을 잃고 나도 잃어버린, 혹시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나를 다시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서평단에 신청, 감사하게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