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 타임 - 단단한 삶을 위한 시간
이소원 지음 / 퍼블리온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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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며칠 전 길을 걸었다. 길가에는 봄을 알리는 매화꽃이 피어 있었다.

"어머 매화가 벌써 피었네. 정말 예쁘다. 그치?"

"…."

이런 반응은 이미 예상을 했다. 예전에 나도 그랬으니.

24절기에 따라, 제철에 따라, 계절에 따라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나에게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책이 있었다. 가든 타임도 작가가 가꾸는 정원에서의 변화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느끼는 것들은 적어 놓았다. 오래간만에 보는 소쇄원을 느껴도 보았고 작가가 불러주는 나무이름, 꽃이름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며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가든 타임, 이소원, 신간도서, 인문학,

단단한 삶을 위한 시간

정원

p 50 자연과는 분리된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이고 인간의 꿈이 담긴 향상된 자연이다.

p 30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모든 관계와 외부의 자극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는 순간이다.

괴테 할머니로 알려진 전영애 교수님과 토지의 박경리 작가님의 정원사랑은 남다르다.

암 덩어리를 안고 가슴을 동동 부여메고 정원에 앉아 잡초를 메고 식물과 이야기하는 박경리 작가님과 한 여름의 뙤약볕을 마다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정원을 가꾸는 전영애 교수님은 식물에 대한 정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있었겠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기에 그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헤게 된다.

정원에 깃든 풍류

p 66 정약용의 죽란시사첩서에 따르면 이른 봄 살구꽃이 피면 첫모임을 열었다. 이후 봉숭아꽃이 필 때, 참외가 익을 때, 연꽃이 한창일 때, 겨울 큰 눈이 내릴 때, 매화가 필 때 등 계절의 특정한 순간에 열렸다 한다.

'정말 멋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할머니는 동네에서 가져온 굴 껍데기를 며칠동안 민물에 담궈 놓았다. 그리고 수국나무가 있는 작은 정원에 흩뿌리며 가루가 되도록 발로 자근자근 밟았다. 왜 그러는 지도 모르고 나도 같이 밟았다. 우지직 우지직하는 소리가 재미있기도 해서 웃기도 했다. 6월에 피는 할머니집 수국은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어릴적 시골 마을을 지나면 이불에 수놓아져 있는 목단꽃이 국그릇만큼 컸다. 작약이나 함박꽃과는 또다른 느낌의 꽃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꽃이 피는 것도 꽃이 지는 것도 꽃이 지고 푸르름만 가지고 있는 나무도 시든 꽃을 안고 있는 나뭇가지를 보는 일도 참 의미있는 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 74 삶이 나를 흔들 때 정원에서의 시간은 나를 단단히 잡아주는 힘이 있다. 정원은 거창함에 있지 않다. 내가 돌보는 화분 하나가 있다면 나는 이미 정원사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나를 가꾸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지나가다 예쁜 화분을 보고는 덜렁 산다. 어떤 것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어떤 식물은 물 주는 것을 깜빡해서 말라 죽이기도 한다. 어떤 건 이유를 모르겠다. 누군가는 그렇게 이야기한다. 안 되는 건 붙잡지 말고 가감히 포기하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초록이 예쁘고 꽃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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