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66 정약용의 죽란시사첩서에 따르면 이른 봄 살구꽃이 피면 첫모임을 열었다. 이후 봉숭아꽃이 필 때, 참외가 익을 때, 연꽃이 한창일 때, 겨울 큰 눈이 내릴 때, 매화가 필 때 등 계절의 특정한 순간에 열렸다 한다.
'정말 멋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할머니는 동네에서 가져온 굴 껍데기를 며칠동안 민물에 담궈 놓았다. 그리고 수국나무가 있는 작은 정원에 흩뿌리며 가루가 되도록 발로 자근자근 밟았다. 왜 그러는 지도 모르고 나도 같이 밟았다. 우지직 우지직하는 소리가 재미있기도 해서 웃기도 했다. 6월에 피는 할머니집 수국은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어릴적 시골 마을을 지나면 이불에 수놓아져 있는 목단꽃이 국그릇만큼 컸다. 작약이나 함박꽃과는 또다른 느낌의 꽃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꽃이 피는 것도 꽃이 지는 것도 꽃이 지고 푸르름만 가지고 있는 나무도 시든 꽃을 안고 있는 나뭇가지를 보는 일도 참 의미있는 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