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과 생각, 정용준, 에세이 추천, 신간도서, 작가정신
작가 정용진
2009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젊은 작가상, 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소나기마을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젊은 예술가상등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산책》,《 유령》, 《바벨》, 《프롬 토니오》등이 있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
p 21 이사를 한다는 건 지역과 집만 옮기는 것이 아니었다. 풍경과 공기가 달라졌고 일상과 일상을 감싸는 분위기도 달라졌다.
살고 있는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옮긴다는 건 정말 용기있는 일이다. 얼마전 뜻하지 않게 이사를 하게 되었다. 매일아침 산책하던 곳에 갈수가 없고 몸이 기억하는 그 가게 그 길을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이사한 곳은 낯설다. 물론 그리 먼 곳은 아니지만 계속 적응중이다.
p 23 짐을 풀고 낯선 집과 어색안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걸어보자. 내일은 더 익숙해지겠지. 더 부드러워지고 더 나아지겠지. 나중에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될 풍경. 등 뒤에 펼쳐져 있네
책속에서
p 37 알아야 할 것이 언제나 내 바깥에 있는 것은 아니다. 내안네도 알아야 할 것이 무수히 많다.
p 53 지금 이 순간에도 시작하는 육십이 있고 도전하는 오십이 있고 포기하는 스물이 있으며 안주하는 서른이 있다.
p 145 마음을 어지럽히던 크고 작은 감정들. 그때마다 어떻게 했었나요? 해결책을 찾고 대단한 사람들의 대단한 도움을 받았나요? 몇번의 밤과 몇 번의 계절 속으로 햇빛에 눈이 녹아 사라지듯 없어졌을 거예요
불면의 밤- 두부를 준비하세요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간다. 조명이여 켜져라~를 외치고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본다. 두부한모를 꺼내서 16조각 큐브모양으로 듬성듬성 자른다.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두른 다음 노릇노릇하게 하나씩 뒤집으며 구워낸다.
p 139 그렇게 당신의 이상한 밤은 평범한 밤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 밤에 갑자기 후라이팬을 꺼내고 들기름을 꺼내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