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사전 -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
홍성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기는 아는 데 딱히 뭐라고 불러야할 지 모를 때 우린 '거시기'라고도 한다. 이 책은 '그거' 라고 말하고 있다. 《매일 경제》에서 연재가 된 내용을 다시 편집해서 엮어낸 역사, 과학, 경제, 문화의 내용이 다양하게 있는 교양서이다.

그거 사전, 인문학책, 신간도서,

김종혁 김하나 작가 추천

작가 홍성윤



고려대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만화읽는 일은 좋아했고 지금은 매일경제에서 편집기자로 일하고 있다. 편집기자는 읽은 글을 계속 줄여서 12자로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보고 읽고 들은 것들에 별점 매기는 취미를 가졌다. 누군가에게 언어의 도랑을 건너는 종이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라는 바람으로 글을 썼다.

김중혁 소설가

사물의 이름을 알지 못해도 사용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알고 나면 사물이 달리 보인다. 무명의 그거들에게 정확한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온갖 곳을 헤집고 다닌 저자의 집요함에 박수를 보낸다.

김하나 작가

언어 이잔에 현상이 있음을 이보다 더 유쾌하게 보여주는 책은 없다. 대단히 위트가 넘치고 기특한 책이다.  



 

 


커다란 마시멜로 '그거'

오래된 예능 중에 '패밀리가 떴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메인 MC는 유재석이었고 이효리, 윤종신, 김종국등 연애인들이 시골 민가에 지내며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재미있는 프로였다. 이 프로를 아는 사람들은 나이가 좀 있을 듯..

지금도 기억이 나는 장면이 있다. 추수가 끝난 논에서 구르고 뒹굴고 뛰어다니면서 서로 마시멜로에 올라가려고난리법석이었다. 그러던 중에 저게 뭘까?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을 듯하다.

요즘은 흰색뿐 아니라 파란색 노란색도 본 듯하다. 그거의 본래 이름은 '곤포 사일리지'이다. 탈곡을 끝낸 볏단을 돌돌 말아 비닐로 감싸놓은 것인데 멀리서 보면 포근 포근한 마시멜로처럼 보여 큰 마시멜로, 공룡알, 덩어리라고 불렀다.

농가에서는 볏집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공간을 덜 차지하게 되어 보관 심지어 유통도 용이하다. 축산농가는 어떤가? 사료값 부담을 덜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라 공룡알은 빠르게 확산되었다. 물론 이렇게 좋은 일도 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좋지 않은 면도 있다.

볏짚이 논에 그대로 있으면 퇴비 역할을 하면서 논이 비옥해지는 데 짚단이 없어지니 땅의 규산 함량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농가가 나오게 된다. "팔지 말고 논에 양보하세요"라는 캠페인도 한다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이다.



슉슉 눌러 등유를 빨아올리는 수동펌프 '그거'

정답은 '간장츄루츄루'이다. 이름이 재미있지 않은가? 한국에서는 '자바라'라는 말로 통용되지만 원래 '자바라'는 일본어의 '뱀의 배부분'이라는 뜻으로 국립국어원에서는 '주름관'으로 제시를 했다.

하지만 '자바라'가 많이 통용되고 있다. '주름관'은 일본의 '닥터 나카마츠'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분은 일본에서는 괴짜 박사로 꽤 유명한 분이다. 388개가 넘는 발명품을 만들고 얼마전에도 90이 넘는 나이에도 일본 의원선거에 도전하는 에너제틱한 분이다.


1942년 중학생 시절 어머니가 큰 병에 담긴 간장을 옮기기위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수동펌프를 고안했고 5년뒤 '사이펀'이라는 이름으로 실용신안 출원 및 등록을 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부터 물건이 나왔다고 하니 이 분의 발명은 사랑과 관심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후 끊임없는 재미있는 연구 덕분으로 2005년 이그노벨상을 받게 된다.



커피와 관련된 '그거'들

환경문제로 1회용품 사용이 금지되는 법안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손에는 커피 테이크 아웃 종이 컵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 뜨거운 커피잔을 한번 더 감싸고 있는 종이 홀더를 뭐라고 할까? '컵 슬리브'이다.

1991년 제이 소런슨은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가 무릎에 커피를 쏟게 된다. 이러한 불편이 발명품을 만들게 된다. 2년뒤 자바 재킷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는다. 2004년 뉴욕현대 미술관에서 포스트잇과 일회용 반창고와 함께 작품으로 이름을 올리며 예술 작품으로 인정을 받는다.

그외에도 스타벅스에서 직접 고안한 '스플래시 스틱'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커피가 쏟아지지 않게 막아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품이다. 특히 초록색의 스틱에 세이린 그림이 예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