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즐거움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매혹적인 걷기의 말들
존 다이어 외 지음,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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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들으면 알만한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등의 34명의 작가들이 걷기에 대한 예찬 혹은 길 위에서 사색한 흔적들을 수지 크리스가 다시 편집해 놓은 글이다.

보통 글을 쓰는 작가들은 갇혀져 있는 공간에서 글만 쓸 것 같은 데 이렇게 많은 작가들의 걷기에 대해 찬양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걷기의 즐거움, 인문학책 추천, 감성문장,

수지 크립스

서른네 명의 작가와 수지 크립스

수지 크립스는 편집자이자 작가이다. 옥스퍼드 맨스필드 칼리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옥스퍼드 서머빌 칼리지에서 문예창작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BBC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걷기의 즐거움〉에는 E. M. 포스터 『전망 좋은 방』,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도보 여행」, 월트 휘트먼 「열린 길의 노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벵골의 모습』, 도로시 워즈워스 『스코틀랜드 여행 회상기』, 윌키 콜린스 『철길 너머 산책』, 마크 트웨인 『떠돌이, 해외로 나가다』, 로사 N. 캐리 『다른 소녀들과 다르게』, 존 다이어 「시골 산책」,W. B. 예이츠 「방황하는 잉거스의 노래」,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오로라 리』, 토머스 하디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프랜시스 버니 『방랑객 또는 여성의 어려움』, 에밀리 브론테 『워더링 하이츠』, 앤 래드클리프 『우돌포성의 비밀』, 해리엇 마티노 『디어브룩』,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프레더릭 더글러스 『미국 노예,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삶 이야기』, 샬럿 브론테 『빌레트』, 로버트 사우디 『영국에서 온 편지』, 찰스 디킨스 「밤 산책」, 샬럿 레녹스 『여성 키호테』, 엘리자베스 개스켈 『남과 북』, 앨프리드 테니슨 「인 메모리엄」에서 부분 발췌해서 걷기에 관련된 작가들의 생각들과 감성문장들을 정리해 놓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p 27 여유, 자유, 독립은 돈으로 살 수가 없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산책에 가장 중요한 곳이다. 산책자가 되려면 하늘에서 은총이 내려야한다. 직접 축복을 받아야 한다. 산책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다.

스페인의 성지순례로 유명한 산티아고의 길은 가리비와 노란 화살표가 떠오른다. 지금은 800km를 일주하는 관광내지 자기 성찰, 수행등의 의미로 다녀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헨리의 글을 읽어보면 일상에서의 짧은 산책조차도 산티아고의 긴 순례여정만큼의 큰 의미를 두고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나는 흔한 산책길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본다.

존 버로스

p45 마치 살아있는 듯 감각이 꿈틀대는 발바닥은 닿거나 지나치는 모든 것 하나하나를 다 알고 있는 듯하다.

요즘 흙길이 있는 곳이면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다. 지자체에서도 황톳길이나 걷는 길에 예산을 투자해서 주민들의 걷기 열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나도 맨발로 흙길 걷는 것을 좋아하고 즐긴다. 맨 처음 양말을 벗고 흙을 밟았을 때의 기분과 감촉은 아직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나의 다섯개 발가락 구석구석이 흙과의 만남 속에서 세포 하나하나가 흙의 감촉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꼈다.

발바닥의 모든 세포들은 어두운 신발속에서 양말 속에서 느끼지 못한 촉감들을 느끼고 소리를 지르는 듯했다. 미국의 수필가이자 자연주의자인 존 버로스는 발로 걷는 보행자는 "단지 자연의 파노라마를 즐기는 구경꾼이 아니라 그 안에 참여하는 자"라고 정의한다.

존 클레어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p 122 여기에서 나는 내가 속해 있는 모든 곳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 내려놓는다. 더 이상 긴장 상태로 돌아가는 기계도 아니다. 하루하루가 다 온전하게 다 내 것이고..고개 숙인 채 걷다 보면, 땅과 하늘과 강이 서서히 저녁 기운으로 물들고 나 역시 이들을 따라 걷는다.

작가는 도시를 떠나 시골 지역을 여행하는 모습을 기록한다. 자신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황야 가운데서 그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걸음에 자기 생각을 투영하고 종교적 의미를 품기도 하고 삶의 의미도 생각해 본다.

정리하며

17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영미 걷기 문학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바로 밖으로 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걸으면서 내가 살아 있구나라고 느끼고 또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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