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 완벽하지 않아 완전한 삶에 대하여
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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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평범함에 대해 논하지만 책표지부터 범상치 않은 특별함을 느낀다. 보통의 책은 아랫단쪽에 띠지가 있다.

하지만 본 책은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겉표지와 겉표지의 첫장과 끝장의 제목과 조그마한 무늬까지도 데칼코마니로 찍은 듯한 거울로 비추는 듯한 특이한 표지이다.

아마 표지에서도 작가가 말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 마리나 반 주일렌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은 삶

평범하다는 말은 과연 사전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형용사로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유의어로는 무난하다, 수월하다등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함이 맞다.

하지만 작가는 비범함이 아닌 평범함을 찬양하고 있다.

P 29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은 삶이란 헛된 야망의 실현이나 비겁한 타협이 아니라 타인의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며 떠들썩한 성공뒤에 숨어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려는 의지라고 정의 한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면 생기는 일들

p 69 나는 평범함이란 이도 저도 아닌 회색 지대에 존재하는 것이며 수 많은 보잘것 없는 사람들, 삼류작가나 아류들과 같은 부류로 묶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소설 「몰락하는 자」에서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촉망받는 두 음대생이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를 만나 자신의 재능에 대해 의심하고 비교하고 끝내 절망에 빠져 자살하고 만다. 촉망받던 음대생들은 어중간한 연주자가 되느니 차라리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다. 그들에게 타협은 있을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작품 베른하르트의 전기에서 페터 파비안에게 라이벌이 없었다면 그는 삶의 불꽃을 스스로 꺼뜨리고 말았을거다라고 한다. 경쟁에 집착한 베른하르트와는 달리 파비안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완벽함을 추구했다. 대중 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없음에도 매일 여덟시간씩 연습을 했다.

그는 앞서 말한 두 음대생과는 달리 대중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고 그의 탁월함은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성공하면 끝인가요

자신의 성취를 기꺼이 타인과 나누는 반면 성공했음에도 충분치 않은 마음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또는 경쟁심에 눈이 멀어 라이벌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했던 쇼펜하우어처럼 증오심으로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기도 한다.

p 191 평범한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높은 것과 낮은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p 어떤 것도 지금과 다른 것이 되기를 원하지 않기, 미래에도, 과거에도, 영원히 말이다. 그것은 또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을 단순히 견디기만 하지 않고 은폐는 더더욱 하지 않으며..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니체가 과거 자신의 과거를 은폐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렇 듯 우리가 재앙이나 파멸로 여겼던 것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이런 일들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p 253 평범한 삶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평범하다는 것을 나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의 잠재력을 무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함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데려간다.

정리하며

철학은 참 쉽지 않은 듯하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쇼펜하우어, 톨스토이,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조지 오웰등 수많은 이론과 책들이 불쑥불쑥 나와서 끝까지 완주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 필사하기 좋은 글귀들이 있고 평범함을 고찰해보는 좋은 양서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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