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마민지 지음 / 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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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마민지 지음/ 출퍈사 클




매년 기다리고 즐겨보던 EIDF

국내 최초 대상 수상에 빛나는 <버블 패밀리>의

마민지 감독.

그가 두 번째 에세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 따끈한 신작의 일부를 먼저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신청하였다.





이름하여 [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먹먹단이다.

'읽고 눈물이 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신청해 주라는 마케터의 도발이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신청폼을 작성하고자 링크를 누르는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눈물이 마르지 않을 시간이라는걸…

MBTI 극 T 지만 이야기 앞에서는 장르 불문하고

울컥하는지라 가족, 상실, 애도…

이 민감한 주제 앞에서 무너지는 건 당연했다.

​

가제본으로 편집 중인 원고로 제작된 출력물을 받았다.

책에 줄을 긋거나 글씨를 쓰는 일은 부담스러운데

출력물이라 줄을 긋거나 기록하기에 편했다.

먹먹단 패키지에 포함된 펜과 티슈가 쓰임새가 컸다.

그리고 출판사 클 담당 편집자와 마케터가 남긴 편지는

이 책에 비슷한 감정을 품은 이들의 기록이었다.

​






전염병 코로나19로 급작스레 어머니를 여의고

유품을 정리하면서 애도하는 내용일 줄 알았던

에세이는 제목처럼 '특이사항'을 발견하며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솔직히 마 감독의 어머님께서

코로나19에 걸리셔서 임종하시기까지의 기록을

따라가는 여정만으로도 먹먹해지는 필력이었다.

읽는 내내 코로나 팬데믹의 공포가 되살아나

답답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낸 마민지 감독 가족의

고통과 상실에 목이 멨다.

​

코로나 팬데믹 당시 친정엄마의 신장암 수술,

그 이후 전이되어 작년에 폐암 수술까지

가슴이 타들어가던 시간들이 오버랩되며

감정의 너울이 일렁였다.

마민지 감독이 격리·통제로 아픈 어머니와

분리된 사이 느꼈던 무력감, 자책감, 후회, 두려움…

온갖 부정적 심리가 닻처럼 아래로 한없이 끌어당겼다.

속수무책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건

무력한 자신에 대한 자책과

선택에 대한 부담,

그리고 결과를 알 수 없는 불안 때문이었다.

​


"삶과 죽음의 거리감이 사라지며 뒤섞이기 시작했다."



입원할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사망이

퇴원 사유가 되었다. 어머니를 '경제적인' 가장,

자신을 '정신적인' 가장이라 말하는 마민지 감독의

애도는 상실을 품은 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




"

마음은 온통 상실에 대한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엄마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었을까?

그렇다면 엄마는 나를 두고 떠날 준비가 되었을까?

"



마민지 감독이 엄마의 장례를 준비하고

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통념을 깨뜨리며 장례식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일화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변화를 원하면 스스로 행동하라.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상실을 받아들여가는

애도의 시간은 참으로 특별했다.

가족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틀 안에서 바라본 그 모습이 실체이자

정답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렇기에 유품을 통해

미처 몰랐던 엄마의 면면들을 마주하는 일은

소중한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는 일만큼

놀랍고 소중하며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었다.

언제 가족을 이렇게 입체적으로 마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이기 전에 부부, 형제자매,

자신으로 존재했던, 이제는 사라진 한 생명을 말이다.

​

그리고 '특이사항'은 큰 변곡점이 되어주었다.

상실이 애도로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비밀'이 밝혀졌다.

여기서 멈춰버린 이야기는 정식 출간본의 옷을 입고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불시에 찾아온 엄마의 죽음으로 시작된 여정이

가족을 되돌아보고, 마주 보고, 알아가고, 포용하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마민지 감독의 이야기는

한 가족의 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제각각 자신의 가족을 들여다보고

그 안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는 기회를 주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혹시 비밀이 밝혀지더라도

그럼에도 가족은 가족으로,

서로에게 온기를 나눠주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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