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문구점 초등 읽기대장
이상걸.곽유진.정명섭 지음, 주성희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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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기묘한 문구점/ 이상걸·곽융진·정명섭 글 주성희 그림/ 한솔수북




'기묘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일깨워 준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마주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단단한 힘을 심어준다. 그래서 얕고 좁은 시야를 넓혀주는 '기묘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번에 한솔수북 출판사에서 [기묘한 문구점] 도서가 출간되었다.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상한 문구점들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한다.

앤솔로지로 이상걸 작가의 <깨비 문구사>, 곽유진 작가의 <어디에나 문구점>, 정명섭 작가의 <영혼을 찍는 문방구>, 총 세 편의 동화로 구성되었다.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어린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묵직한 주제 의식을 전하는 작품들답게 무섭기도 하고 애틋하고 아련하기도 하지만, 긴장 끝에 다다른 깨달음은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동화를 통해 현실의 단면을 살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도 놓치면 안 되는 법. 주인공들을 따라 떠나는 기묘한 모험을 즐기기를 적극 추천한다.







<깨비 문구사>는 가짜 뉴스 속 혐오와 차별을 짚어내고 있다. 친구 형진을 속이기 위해 만우절 거짓말로 학교 근처 문구사 할머니를 마녀라 말한 하린이는 엉겁결에 친구들과 함께 할머니의 정체를 조사하게 된다. '그냥 장난 한번 치려고 한' 거짓말의 여파가 커지자 무섭고 복잡해졌다. 그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마녀'라 몰아붙이는 '마녀사냥'을 어린이 독자 시선에서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마녀사냥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처럼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뉴스를 필터링 없이 가볍게 말하고 소비하는 사이 혐오와 차별, 무분별한 공포가 우리 곁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보여주고 있다.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는 가짜 뉴스, 거짓말을 재미로, 유희로 소비하는 오늘날 우리의 부끄러운 면면을 잘 꼬집어주고 있다.








<어디에나 문구점>은 서간문으로, 떠나버린 엄마를 향한 딸 우주의 애절한 마음이 잘 녹아있다. 그리고 근미래를 배경으로 기후 위기로 인해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고 간접경험해 볼 수 있다. 우주가 쓴 편지 속 글과 대화로 빙하가 녹아 대부분이 물에 잠긴 삭막하고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을 떠올리는 일은 무섭고 떨렸다. 그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에서 오늘의 지구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을 파는 문구점을 특별한 사연으로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기묘한 이야기로 우리의 내일을 좀 더 희망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기를.





"엄마 안녕!"

어디에나 문구점



<영혼을 찍는 문방구>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야기다. 실수와 기회, 어리니까 잘못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기회를 주어야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오늘날에는 실수나 잘못의 정도가 심하거나 의도하거나 작정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그리고 잘못을 잘못이라고 명확히 인식하지 않거나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자라난 아이의 내일 또한 사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명섭 작가는 이를 무시무시하지만 확실한 인과응보로 알려주고 있다. 나쁜 일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용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문구점', '문구사', '문방구', 이렇게 유의어들로 제목을 정한 점도 마음에 쏙 든다.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우리말의 강점이니까. 책을 통해 단어가 확장되기를 바라는 부모 입장에서 반가운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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