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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정연철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정연철 /우리학교
"오늘도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
정연철 작가의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는 주변의 폭력과 상처에 무관심하거나 둔감해져가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현대인은 삶의 가치가 변하고 직업·외모·재력 등으로 평가받는 사회 분위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학교 안도 밖에서처럼 팽배한 경쟁 구도가 자리 잡아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발목 잡고 있다.
[나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강자와 약자, 타인을 괴롭히는 가해자, 갖은 폭력에 노출된 피해자 그리고 두려워 무관심한 방관자가 모여있는 교실 속 '학교 폭력'을 중2 '임우제' 중심으로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독자는 우제의 심리와 감정을 따라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넌 가해자, 난 피해자. 이런 구별이 아니라 '폭력'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 또한 반복되는 폭력 속에서 어떻게 내면이 무너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리적(상처, 멍) ㆍ 심리적 현상(분노, 무력감, 좌절감, 자괴감)을 겪는 피해자와 점차 인간성이 피폐해지고 무감각해지는 가해자의 모습을 주인공 '임우제'를 필두로 드라마틱 하게 표현했다.

우제는 석근수, 하유찬과 함께 빌런 클럽 데몬스를 결성하여 반 친구인 '김완이'를 '좀비'라 부르며 끈질기게 괴롭힌다. 또 영상으로 찍어 비공개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는 등 폭력적인 자신들의 행동을 그저 장난으로 치부하였다.
정연철 작가는 '학교에서도 반짝 단속하는 듯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될 것이다. 학교도 사회도 늘 그래 왔다. … 그건 우리가 바라던 바였다.'는 문장으로 폭력을 묵인하거나 방관하는 학교와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제네 집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제 본인의 의사보다는 본인들이 정한 길을 따르기 바라는 부모는 우제와 진정 어린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대화가 단절된 부모 자식 간의 외부에 보여주기식 관계는 우제를 더욱더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업무로 바쁜 부모 대신 어렸을 때부터 우제를 자식처럼 돌봐온 이모마저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에 아찔해졌다.
우제가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다시 피해자가 되는 시간 동안 우제가 왜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는지를 우리 사회, 학교, 가정에서 보여준 어른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제는 교통사고를 계기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상처를 회복해나가며 다시금 일어나 걷기 위해 큰 결심을 한다. 그런 우제 곁에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는 완이와 믿고 기다려주는 신비가 있었다. 그리고 "잘못했으니까 벌받아야지."라는 하유찬이 있었다.
'폭력'의 그늘 아래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치며 대화할 수 있는 내일을 위해 오늘 용기를 낸 우제를 응원한다. 그리고 세상에 또 다른 좀비와 랑켄이 생겨나지 않도록 진짜 변해야 할 우리를, 어른을, 사회를 돌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