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ON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송현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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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스위치 ON/ 이송현 장편소설/ 우리학교





숨 막히는 무더위에 차가운 아이스링크에서 그 누구보다 뜨거운 질주를 하는 십 대의 이야기 [스위치 ON]을 읽었다. 똑바로 서 있기조차 버거운 링크에서 온갖 차별과 경쟁을 온몸으로 부딪쳐 온 열일곱 살 이다온. 자신을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 따라 경계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아이가 깨어나 스스로의 길을 향해 달려가는 성장소설이다.


"앞으로 살면서 다온 네가 넣어야 하고

내가 막아야 할 퍽은 많으니까.

그러니까 실망하지 말고 '다시' 움직이라고."




이송현 작가는 대학에서 아동·청소년 문학을 가르치며 동화, 동시,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다. <내 청춘, 시속 370km>, <일만 번의 다이빙>, <라인>, <나의 수호신 크리커> 등 다양한 소재로 우리에게 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번 [스위치 ON]은 캐나다로 이민 온 1.5세대 이다온이 주인공이다. 병치레가 잦던 작고 연약한 아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친구 루크와 같은 꿈을 품고 빙판에서 땀 흘리던 중 차별을 일삼던 팀원과의 충돌로 좌절하게 되었으나, 다시금 일어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작가 본인이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다양한 스포츠로 주인공의 현실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로 사용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은 거북이 내 상처를 보았다고,

이 작은 친구는 내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다고.

그러니 나 역시 너의 상처를 모른 척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민 1.5세대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구축된 소설이지만, 어둡고 부정적이지 않다. 다온이 겪는 차별과 시련 자체보다 다온의 태도와 심리를 세심하게 담아낸다.

자신을 동양인이라 업신여기고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낯선 나라에서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똑같이 맞서 싸우면서 쓰러지고 부러졌던 다온이였다.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입장인 해인, 크루아상 맛집 카페 주인 안니엔, 이웃 한준이 형과 이블린 그리고 자신을 항상 응원하고 기다려주는 아버지와 루크 등등 주변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스스로에게 흠집을 내고 상처 입히기에 스스럼없었던' 어리석은 과거의 자신에서 일어나 새로운 꿈을 향해 뜨거운 질주를 준비한다. 이송현 작가는 자연스럽고 촘촘하게 인연들을 엮어 이야기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앞발이 기형으로 태어난 바다거북 '꼬북'과 쌓아가는 유대는 딱 필요한 물 한 방울이었다. 첨벙~ 두려워하지 않고 바다를 향해 기어가는 작은 생명체의 담담함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그렇게 우리 모두 오늘을 살아간다. 참 대견하고 대단하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면을 향해 고개를 돌릴 수 있다는 건 큰 힘이다. 특히나 자신의 상처에 속으로만 곪던 다온이 주변의 따뜻한 마음을 깨닫고 밖으로 표출할 수 있게 된 점이 큰 변화다. 세상 어느 곳에나 차별과 시련은 있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다온이, 해인이, 루크가 보여준다. 세상에 완전하고 완벽한 존재는 없다. 제각각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게 삶이라는 걸 다온은 밤바다 모래밭에서 구한 바다거북 '이꼬북'에게서, 루크에게서, 해인에게서, 아버지에게서, 안니엔에게서 배운다.



"이다온. 달리는 걸 멈추지 마라.

넌 혼자서도 충분히 잘 달릴 수 있는 애야."



다온의 팔 깁스에 해인이 그려준 네잎클로버처럼,

다온 엄마와 다온이 쌓아준 초코파이 초콜릿처럼,

아빠를 위해 요리한 치킨마요 덮밥처럼,

이블린을 위한 한 송이 해바라기 꽃다발처럼,

한준이 다온을 위해 꾸며준 웨스트 짐처럼,

인생의 '스위치 온'을 만들어주는 존재와 시간들이 있다. 남들이 뭐라든 뛰고 싶으면 뛰고, 점프하고 싶으면 점프하며, 자신의 속도로 원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이 세상의 이다온이 많아지면 좋겠다.


읽는 내내 아이스링크를 떠올리며 그 차가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열정과 땀, 눈물을 생생하게 보았다. 워낙 탄탄하고 생명력 넘치는 이야기라 영상화되면 좋겠다. [스위치 ON]이 발산하는 삶의 열정과 투지가 이 무더운 여름을 한층 더 뜨겁게 만들 예정이다.

자, 우리 모두 스위치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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