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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의 힌트
하승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평점 :
- 한겨레 하니포터10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서른 번의 힌트/ 한겨레출판
올해로 한겨레문학상이 3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한 책 <서른 번의 힌트>가 출간되었다. 20명의 수상 작가들이 당선작을 모티프로 써 내려간 짧은 글을 엮은 책이다. 이미 '당선작'을 읽었다면 그 당시의 감정을 소환할 것이고, 혹시라도 읽지 않았다면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1996년부터 시작된 한겨레문학상 당선작 중 읽은 작품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8회, 박민규), '체공녀 강주룡'(23회, 박서련), '불펜의 시간'(26회, 김유원), '카지노 베이비'(27회, 강성봉)이다. 이 중 <서른 번의 힌트>에 글을 수록한 작가는 3분이다. 다른 작가분들도 당선작은 아니더라도 다른 작품으로 만난 적이 있어 친숙했다.
'체공녀 강주룡'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는 '옥이'였다. 한때 주룡이 살았던 집의 맏딸 '옥이'가 화자가 되어 주룡과의 인연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의 삶을 되짚어가면서 과거와 오늘을 연결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간다. '체공녀 강주룡'이 현실을 바꾸고자 분투했던 그날의 용기와 의지 아래 더디지만 변해가는 세상에서 떠나간 그를 그리워하는 옥이가 꼭 나를 보는 듯했다.
'불펜의 시간'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는 '힌트'였다. 불펜의 등장인물인 진호와 기현의 중학교 시절의 일화가 펼쳐진다.

진호의 미래를 알고 있기에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홈런을 맞고도 웃을 수 있는 야구를 하던 기현과 안타를 쳐야만 재미를 느끼는 야구를 하던 진호의 뒷이야기는 진중한 주제의식을 드러낸 '불펜의 시간'에서 들을 수 있다.
'카지노 베이비' 강성봉 작가의 '진홍 : 박수외전'은 또다시 마음을 긁어댔다. 문장, 구성, 주제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균형을 이루며 깊은 여운을 이끌어 냈다. 박수가 구송으로 토해낸 감정이 나를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이 외에도 당선작은 모르지만, 단편만으로도 호소력 넘치게 끌어당기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들의 말, 행동, 감정이 궁금하고,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한 마음이, 시간이 퍼즐 조각처럼 맞춰달라 성화였다.
하승민 작가의 '유전자',
김희재 작가의 '잠도 가는 길',
장강명 작가의 '서강대교를 걷다',
박정애 작가의 '불의 말'이 특히나 재촉하였다.
한겨레문학상 30주년의 기나긴 여정을 담고 있는 <서른 번의 힌트>는 우리가 어떤 답을 찾기를 바라고 있는가. 혹은 반대로 우리가 한겨레문학상에게 바라는 답을 찾고자 하는 건가. 이런저런 사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을 고대한다는 거다.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 속 선택받은 올해의 당선작은 무엇일까? 30년의 기다림에서야 만나는 이야기와 함께 <서른 번의 힌트>를 다시 읽을 날을 기다려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