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죽기 좋은 날입니다 - 어느 교도소 목사가 가르쳐주는 인생의 교훈
카리나 베리펠트.짐 브라질 지음, 최인하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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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오늘은 죽기 좋은 날입니다/ 카리나 베리펠트•짐 브라질 지음/

다산초당





스웨덴 언론인이자 작가인 카리나 베리펠트가 미국 텍사스주 헌츠빌에 살고 있는 짐 브라질 목사 인터뷰를 책으로 엮었다. 짐 목사는 교도소 형목으로 수십 년 일하다 피해자 서비스센터로 자리를 옮겨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었다. 신의 사자로서 276명 사형수의 마지막을 지켜본 그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이야기는 인터뷰어 카리나 베리필터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하여 사랑과 용서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진솔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우리 곁으로 다다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은 제각각 무게를 지닌 무언가를 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인터뷰이 짐 목사와 인터뷰어 카리나 배리펠트 역시 마음의 상처, 회한을 품고 있었다. 항상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지지해 주던 그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과 형목으로 살아온 시간을 허심탄회 털어놓는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사형수들의 마지막을 지켜본 그가 전하는 삶의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오늘은 죽기 좋은 날”이라는 어느 사형수의 말을 인용하여 “오늘은 살기에 더 좋은 날”이라는 말에 뜨거운 감정이 울컥 솟아올랐다.








사형수를 위한 목사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신을 영접하게 하고자’ 애쓰는 모습은 많은 의미로 다가왔다. 대부분 강간, 강도, 살인으로 사형을 구형 받은 가해자들을 용서받고 구원받게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를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굳어지고 불편했다. 저자 역시 중간중간 그런 속마음을 비추곤 하였다. 짐 목사가 의연하게 “이해한다. 당연하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신념이 굳건한 분이라는 절절히 느꼈다. 선함과 악함을 떠나 신을 영접하고 죄를 고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는 자라면 기꺼이 손을 잡아주고자 하는 그였다. 이런 그라도 진정 악인이라 생각하는 3인의 사형수에 관한 내용은 충격적이고 참혹했다. 이런 일상을 감당하고 살아온 짐 목사의 신심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저는 정의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는 행위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연민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못 받는 거예요. 그리고 자비는 마땅히 받을 수 없는

것을 받는 거죠."





사형수 이야기다 보니 사형제도에 관한 생각이 궁금했다. 교수형, 전기의자, 약물 등 사형하는 방법의 변화와 사형수들의 처우와 환경 등을 접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린마일>, <데이비드 게일> 영화를 보면서 사형제도의 한계나 단점을 더 크게 느끼고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짐 목사는 사형제도에 대해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인간을 죽이기 위한 시스템이라면 최대한 인간다워야죠.”라는 말을 했다. 복수가 아닌 정의 구현으로 작동해야 하는 사형제도에 대한 정치적인 입장보다는 죽음을 앞둔 인간의 마지막이 사랑과 용서 더 나아가 구원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기록이라 더 먹먹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신 또한 죽음을 선고받은 시한부이지만, 하루하루를 허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짐 목사와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 담담히 들려주는 그의 여정 속 수많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그 가족들의 고통과 죄책감이 마음을 무겁게 가라앉게 했지만,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나누고 구원의 길을 내딛는 용기 있는 이들의 발걸음이 심장을 쿵쾅거리게 했다.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다시 전사로 고통과 분노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이들에게 뜨거운 감사와 다정한 응원을 보낸다. 오늘의 의미를 묻고 찾고자 헤매는 이들에게 [오늘은 죽기 좋은 날입니다]를 추천한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은 살기 좋은 날이면서

죽기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그게 제게 일종의 철학이 되었어요.

하루하루는 제가 만들어 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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