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퀘스트 - 줄거리를 회수하라
김연주 지음, 박시현 그림 / 풀빛 / 2025년 3월
평점 :

퀘스트 줄거리를 회수하라/ 김연주 지음/ 도서출판 풀빛
책 읽기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만큼 책을 읽지 않는 오늘날이다. 책을 들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져 있다. 우리 아이들이 게임, 유튜브, 숏츠처럼 스스로 책을 읽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요즘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소재와 이야기라면 권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그 요건에 딱 부합하는 책이 바로 도서출판 풀빛에서 출간된 김연주 작가의 신작 [퀘스트 줄거리를 회수하라]이다.

주인공 하나가 게임 플레이어처럼 책 속으로 들어가 캐릭터가 되어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하며 엉켜버린 줄거리를 회수하는 이야기다. 퀘스트, 보상, 인벤토리, VR, 플레이어 등 친숙한 게임 관련 용어들이 흥미를 불러일으켜 접근성이 좋은 작품이다. 스토리텔러, 동화자, 시간여행자 등 소설 속 인물들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험 가득한 이야기로, 몰입감과 재미가 크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눈의 여왕>, <어린 왕자>, <별주부전>, <토끼와 거북이> 등 친숙하고 널리 알려진 고전 명작의 줄거리를 꼬이게 한 발상부터 신선하다. 잘 아는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직면한 하나와 같이 덩달아 당황스럽다. 줄거리를 회수하려 애쓰는 하나의 분투는 '고전 다르게 쓰기'의 또 다른 버전 같다. 오랜 시간 읽혀온 이야기에 다른 이야기를 결합시키거나 현대 문물이 끼어들어 변주된 고전은 반짝이는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아는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풀어내는 작업만큼이나 헝클어진 이야기를 원래 시선으로 되돌리는 작업도 독창적인 시선과 상상력이 필요했다. 이런 접근을 시도하다니, 김연주 작가의 창의력에 새삼 경이를 표한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자신의 매력을 뽐내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뒤죽박죽된 줄거리를 회수하는 과정과 사건의 본질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함께 그려져나간다.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X'의 존재와 외계물질 NF3908 '책 속으로 향하는 문'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길 위에서 '예외'적인 존재인 '서하나'의 활약은 종횡무진이다. 막연하게 느껴졌던 진로, 꿈, 미래에 대한 고민이 우연한 기회로 '확신'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우연한 기회였지만, 하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소설은 자신의 꿈에 진지하게 도전하는 하나에서 시작한다. 현재 자신에 찬 모습의 근거를 과거의 회상에서 찾을 수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이야기의 풍미를 돋우고 있다.

이야기의 힘은 상상력과 구성력의 탁월한 조합에서 나온다.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력을 바탕으로 찰진 이야기가 그려지는 [퀘스트 줄거리를 회수하라] 만나기를 퀘스트로 추천한다. 재미와 상상력, 독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저는 꿈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직업 체험을 통해 결국 꿈 찾기 퀘스트를 완수해
냈지요. 앞으로도 저는 여러 고민이 생길 텐데,
그때마다 이야기를 읽고 그 속에서 퀘스트를
풀어 나가고 싶어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