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악셀 하케 지음, 양혜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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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악셀 하케/ 다산초당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어려운 시기에 ( 유쾌하게 ) 산다는 것에 대하여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악셀 하케가 말하는 책이다. 


자신이 걸어온 삶에, 책·영화·음악·자연 속에 존재하는 유쾌함을 되돌아보며 이야기 나누듯 편안하게 서술하고 있다. 진지한 독일의 작가가 전하는 부드러운 담소 같은 글에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유쾌함'과 '유머'에 얽힌 다각적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세상 밖 수없이 널린 날실과 씨실 중 어느 실을 골라 자기의 삶을 짤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우리에게 '유쾌함'의 미덕을 일깨워 주고 있다. 


예리한 통찰력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제도, 오늘도 힘겹고 혼란스러워 머지않아 종말이 다가올 것 같다. 물론 내일 또한. 하지만 이 종말에 대한 지나친 인간의 두려움이 있기에 오히려 위안을 받고 희망을 찾는 인간의 유쾌함이 더 빛나는 듯하다. 









작가가 들려주는 자신과 지인의 일화와 예술작품의 이야기는 막혔던 시야를 뚫어준다. 깜깜한 어둠 속을 더듬더듬 떨며 내디뎌가던 이에게 점 같은 빛이 보이더니 점점 커져 마침내 온 시야가 밝아지는 찰나의 기적을 선사한다. '유쾌함'이라는 세상이 이토록 광활한 대지가 펼쳐지는 곳이었다니……. 

악셀 하케가 열어젖힌 문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이 책이 내 손에 들려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삶과 자기 자신과 거리 두기에 져 힘겨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인 비타민이 되어주는, 다정한 문장과 일화들이 온몸에 스며들어 미소 짓게 만들었다. 주저앉을 것인가, 남 탓하고 불만을 털어놓을 것인가, 인정하고 털어버릴 것인가, 자기조차 웃음의 대상으로 바라볼 것인가… 많은 선택지가 있으나 고개 돌리지 못했던 나에게 유쾌한 이들의 결정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 스스로 짊어진, 붙들여 맨 짐이었구나! 한순간 발을 돌려 다른 길을 걸어갈 수는 없겠지만,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 혹은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 책을 통해 악셀 하케는 '유쾌함'과 '웃음', '유머' 그리고 '미소'를 다양한 결로 형상화하고 의미화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을 친숙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유쾌한 직업 알아맞히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퀴즈쇼를 통해 '유쾌함'을 산뜻하게 우리 곁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의 책 <장미의 이름>과 이를 영상화한 동명의 영화를 통해 '웃음'의 역사를 상기시켰다. 스스로 웃음거리가 된 학교 행사 무대와 운전 일화 등을 통해 자기 행동에 유연성이 없음을 '인식'하는 해방의 웃음을 적극적으로 설명하였다. 이미지가 넘쳐나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프로이트와 팔러, 세넷의 이론으로 분석한 글은 의미심장하고 흥미롭다. 









죽음의 배에서 뛰어내리는 브란트너 카스파어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기에 심각한 죽음마저 좋은 농담의 소재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한다. 악셀은 이런 기회 자체를 위로라 말한다. 

우리가 불안과 걱정에 휩싸이는 것은 관념에서 비롯된다는 스토아학파의 교리는 깨달음을 준다. 유쾌한 사람이 되는 길은 결국 자신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이었다. 


괴테, 미하엘 엔데, 헤르만 헤세 등 독일의 대문호들의 문장이 마음에 부딪치고, 영화와 연극이 눈을 반짝이게 하고,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 몽테뉴의 사상은 길을 열어준다. 나치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은 어떤 것으로도 파괴할 수 없는 근원적인 유쾌함이라는 악셀 하케의 말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나의 삶은 유쾌함과 어떻게 연결되었는가? 진지하게 고심해 볼 시간이다. 이토록 넓디넓은 유쾌함을 보았으니 미소를 머금고 나 자신에게서 거리 두기를 해보련다.  









지금 짊어진 삶의 무게가 억울하다면,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책을 펼치길 권한다. 어느새 마음의 불길이 가라앉고 입술 꼬리가 올라간, 평온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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