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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현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1
강민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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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현/ 강민영 지음/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네오픽션ON 시리즈 31번째 이야기 <작별의 현>의 주인공은 미지의 생명체와 인간이다. 강민영 작가가 그려낸 아름답고도 서글픈 이야기 속 찬란한 존재들은 반드시 만나야 했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끌림은 마주 보게 했다.
인간은 숨 쉴 수 없는 심해 어딘가에 인간과 너무나도 닮은 미지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강민영 작가는 인간과 미지의 생명체 발라비를, 육지와 심해를 이어주는, 연결 짓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로에게 미지의 존재인 인간 유진과 발라비 네하는 호기심으로 다가가 생명 본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바라보는 일이 시작이자 끝이지만, 어느새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발라비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한 네하와 유진이다. 이토록 순수하게 미지의 존재에게 다가서는 그들은 오늘날 우리 인간이 망각하고 있는 소중한 것을 일깨워 준다.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주변을 밟고 이용하는 오만하고 어리석은 '석주'가 거울 속 자기가 아닌지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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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영 작가가 담아낸 지구의 모습은 처참하게 현실적이고, 절실하게 환상적이다.
눈앞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인간에 의해 지구의 환경은 무너졌다. 온갖 쓰레기가 넘쳐흐르고, 하늘과 바다는 색을 잃은 지 오래다. 그래서 인간은 깊은 바다로 눈을 돌렸다, 유일한 희망인.
그렇게 인간이 알고 싶어 하는 심해에 사는 발라비 네하는 반대로 위의 세상이 궁금하다. 멀리서 아른거리는 빛은 오묘했고, 위에서 내려온 물건들은 신기했다.
현실과 상상을 감각적으로 연결하여 미지의 '생명' 그 자체에 느끼는 경이와 사랑을 네하와 유진의 눈빛과 몸짓으로 그려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서로를 믿으며 기꺼이 다가서려는,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이 어긋났던 과거에 대한 두려움과 비뚤어진 현재의 위협으로 산산이 부서져내리는 장면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웠다. '유진' 그 이름, 인간의 언어를 되새기고 되새길 네하가 부디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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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만나지 못하지만, 절대 서로를 잊지 못할 유진과 네하의 짧은 인연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표지 속 환상적인 지구의 빛이 단 한순간 반짝일 수밖에 없었던, 처연한 이야기 <작별의 현>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을 대하는 자세를 돌아보게 만든다.
쉼 없이 뛰면서도 불안하고 한없이 위를 갈망하는 사이에, 우리가 숨 쉬는 터전이 빛을 잃어가고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는 사실은 정작 모르고 있다. 이용하고 버리는 반복적인 행태를 되풀이하는 이야기 속 인간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자기 안에 잠든, 귀한 능력을 깨웠으면 좋겠다. 네하와 유진이 서로를 알아가고자 마주했던 눈동자처럼 그렇게 소중히 여기고 지켜주려는 마음을 우리는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네하와 유진은 반드시 만나야 했던
처연한 이야기 속 존재처럼 눈을 맞췄다.
슬픈 노래가 아닌,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로 오래 기억될 <작별의 현>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