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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초록빛 - 아끼고 고치고 키우고 나누는, 환경작가 박경화의 에코한 하루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아끼고 고치고 키우고 나누는, 환경작가 박경화의 에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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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초록빛/ 박경화/ 한겨레출판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시리즈의 박경화 작가님의 신작 [이번 생은 초록빛]을 읽었다.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반복해서 받는 질문인
"작가님은 일상에서 어떤 실천을 하고 있나요?"에 대한 답인 생활 에세이다.
환경활동가에서 환경작가로 서서히 정체성이 이동하는 시간 속 박경화 작가님의 에코한 하루를 통해 환경 실천법을 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행동하고 고민하면서 환경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읽었다. 박경화 선생님의 바람처럼 '환경문제를 걱정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오래 쓰는 즐거움'편에서 쓸모를 다할 때까지 제 몫을 하는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녹슨 유리병 뚜껑을 버리고 알맞은 뚜껑을 구입하기까지의 우여곡절과 손잡이가 부러진 고향 집 어머니의 칼을 대장간에서 새 칼 가격 2배의 가격을 주고 수리한 일화에서부터 옷, 볼펜 등 일상의 물품들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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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것을 왜 버릴까? 정말 소비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시대이다. 옷, 잡화 등 패션부터 가전제품, 전자제품까지 유행에 민감하다.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들을 주기적으로 생산하고 노련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유명인들을 인플루언서, 앰버서더로 내세워 소비를 유도하기도 한다.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 환경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하는 수고를 당연히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약간의 불편이라도 없애기 위해
전기 ·전자제품을 사는 것을 선택한다.
공감 가는 생각들이 많았다. 물질의 풍요로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 현대인들은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너무 편하게 살고자 한다. 쓸모를 다할 때까지 제 몫을 다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떠올려 봐야겠다.
'나누는 재미'편에서는 '헌 옷', '잘 돌려주는 기술', '천 마스크'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옷장을 정리하면서 의류 수거함에 제법 많은 양의 옷을 넣은 터라 '헌 옷의 행방'에 충격을 받았다. 아프리카의 생태계를 망치는데 일조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옷 기증 창구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 포장지, 세탁소 옷걸이, 종이봉투 등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을 가게에 잘 돌려준 일화는 역시 박경화 작가님 답구나~ 싶었다. 사실 포장재가 많은 시대라 예쁘고 상태가 좋은 게 너무 많아 버리기 아까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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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초록, 식물과 더불어'편에서 텃밭과 유기 식물에 관한 일화는 부지런한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식물을 키우고 돌보면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그의 하루가 멋있었다. 특히 '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냉장고를 열어라' 이야기가 재밌었다. 세상에 과일을 먹은 후 씨앗을 심다니~ 그리고 진짜로 싹이 났다니 놀랄 일이다. 우리 집 화분에도 이번 여름에 아들이 장난삼아 수박씨를 심었는데 나려나~
'아끼는 기쁨'편에서는 '핸드폰'에 관한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핸드폰 없는 일상을 생각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족쇄이기도 하다. 핸드폰과 레스토랑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걸 선사한다. 세계의 여러 식당에서는 핸드폰을 맡기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할인을 해주거나, 사용하면 경고를 준다고 한다. 소통을 위한 도구가 불통을 부르고 있으니 참 답답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수리권'은 소비자로서 중요한 권리이므로 좋은 제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먼 그날 대신 스스로 고쳐버려는 사람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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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나의 삶'편에서는 환경작가와 환경운동가 박경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때론 로그아웃이 필요해' 이야기처럼 너무 빠르고 너무 가까운 SNS 시대가 가끔 버거울 때가 있다. '잠시 세상으로부터 로그아웃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백분 공감한다.
[이번 생은 초록빛], 이렇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초록초록 생기가 돌 수 있으리라.
우리에게 닥친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상상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 마음속에서 꿈틀꿈틀 "저도 해볼게요." 무모한 용기가 솟구친다. 박경화 작가님의 글이 재밌어서, 마음이 따뜻하고 다정해서, 환경문제가 심각해서… 무슨 이유든 일상 속에서 환경을 아끼고 지키는 정보와 지식을 배우고 행동하는 '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도, 우리 후손도 초록초록 세상에서 마음껏 숨 쉬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한겨레출판사 하니포터9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