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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공익 - 왜 어떤 ‘사익 추구’는 ‘공익’이라 불리나
류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왜 어떤 '사익 추구'는 '공익'이라 불리나
나는 왜 그들의 '사익'을 변호하는가
불온한 공익/ 류하경 지음/ 한겨레출판사
[불온한 공익]은 허용된 공익의 틀밖에 존재하는 '위험한 사익'을 변호하는 변호사 '류하경'이 들려주는 '공익'과 '공정' 그리고 '정의'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 류하경 변호사의 말처럼 인류의 투쟁은 '공익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계속되어 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 투쟁은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투쟁하는 자들은 생존을 걸고 나아가는 이들이기에 더더욱 장렬하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 공감하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기꺼이 거리로 나서는 이들의 이야기는 내 주변에 한정된 삶의 영역을 확장시켜준다. 고개를 들어 더 넓게 더 깊게 살피기를 깨우쳐준다. 자기의 작은 슬픔과 불편에 민감한 하루보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의에 맞서는 하루를 여러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류하경 변호사는 '공익'의 의미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익'이란 '사회적 약자의 사익 중 현재의 공동체 다수가 그 추구 행위를 허용하는 사익'이라고. 그리고 '공익'이라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의 사익' 투쟁들의 이면을 들려준다.
이 책은
국가는 국민의 공익을 보호하는가,
무엇이 공익인가,
변호사로서의 사익 투쟁기
이렇게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도리어 그들을 억압하고 통제하거나 가해자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통탄할 현실을 현장의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공권력 남용에 관한 내용들은 우리네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스쿨 미투에 대한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교육청들의 대처와 태도에 국민으로서, 학부모로서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 '비례 위성정당'을 조명한 글은 정치권에 만연한 패권주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잘못이라 인정하지 않은 정당과 잘못임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정당, 과연 어느 정당의 낯이 더 두꺼운 것인가.
반려견 로마와 얽힌 동물 등록기와 코로나19로 셧다운 된 상황에서 집회·시위권 침해에 관한 입장과 투쟁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너무 쉽게, 너무 안일하게, 너무 단순하게 현상들을 바라보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다. 각자의 사정과 상황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린 판단은 참으로 위험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다.
류하경 변호사가 경험한 불온한 사익 투쟁들의 속 이야기는 두루 읽었으면 한다.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목적인 이들이 지난한 시간을 걸쳐 전투에서 이겨도 전쟁에서는 지는, 불합리한 현실이 개탄스러웠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힘이 되어주는 이들이 있어서 감사했다. 여러 노동조합 이야기에 많은 질문과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변호사를 변호하는, 나의 사익 투쟁기도 왠지 먹먹하고 친근하다. 변호사인데도 우리네 현실의 고민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지점에서 고민한다. 물론, 사회적 약자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헌신적인 자세는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최고의 판결보다 최악의 화해가 낫다."는 어느 스님의 말씀. 판결보다는 화해가 나을 수 있겠지만, 그런 세상이 오려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관들이 아직은 넘치는 세상인 것 같다. 그렇기에 사회적 약자의 사익을 위해 오늘도 거리로 향하는 이들의 노고에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한겨레출판사 하니포터9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