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랑
장다혜 지음, 바나 그림 / 북레시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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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랑/ 장다혜 글/ 바나 그림/ 북레시피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신작 드라마 

미스터리 멜로 사극 《탄금》 그림판 버전 『홍랑』


《탄금》의 서스펜스를 살짝 드러내고 세 남녀의 비극적인 엇갈린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절절한 사랑 하지만 어긋난 운명으로 파사삭 무너져내리는 삶의 그림자를 화폭에 매혹적으로 담아낸 그림판이다. 






홍랑, 재이, 무진.

민상단의 단주 심열국의 아이들인 이들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씨받이 소생인 외동딸 재이, 민상단의 실세인 민씨 부인의 아들로 실종되었다 십 년 만에 돌아온 홍랑 그리고 홍랑의 실종 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들인 양자 무진이다. 

심열국이 짠 판에서 말로 소모될, 가엽고 아름다운 세 영혼은 처음부터 뒤틀린 운명을 손에 쥐고 있었다. 한 사람의 야욕이 불러온 비극은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이글이글 타올라 모든 것들을 송두리째 집어삼키려 들었다. 하지만 그 참혹한 어둠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은 큰 변수가 되었다. 





인물들 간의 연결고리가 제법 그려질 즘부터는 민상단을 둘러싼 세 남녀의 기구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멈추는 날, 마주하게 되는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는지 마음 졸이며 한 줄 한 줄 읽어나갔다. 어느 누구 한 명도 가슴 시리지 않은 이가 없으니, 지독히도 이지러진 운명이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운명은 풀 매듭마저 보이지 않아 마음이 답답한데, 바나 작가의 화려한 그림이 시선을 붙잡는다. 사계절 흘러가는 사이에 만나 엮이고 흔들리다가 길을 정하는 그 모든 선택과 감정들을 가느다란 선 따라 형상화된 인물들이 토해내고 있었다. 

민상단의 심열국과 민씨 부인 그리고 그들 주변 인물들이 세 주인공에게 벌이는 일과 세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이 그들을 위해 진심을 다하는 모습이 대비되어 마음을 더 쓰라리게 한다. 주인공 외에도 인회, 을분 어멈, 귀곡자 등 생생한 캐릭터들이 극에 긴장과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어 눈에 띈다. 





《탄금》의 서스펜스 대신 큰 줄기가 된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탐욕과 타락, 거짓으로 점철된 어두운 현실에서 유일한 빛이었다. 처음으로 느끼는 강렬한 이끌림,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반응을 소설 『홍랑』은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복수의 칼날을 드리워야 할 집안의 자식에게 흔들리는 심정을, 십 년 만에 돌아온 아우에게 끌리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모든 것을 손에 쥘 그날만을 그리며 인내해왔건만 다 어긋나 부서져버린 감정을 절절히 담아내고 있다.




"내가, 널! 내가 널 …… 걱정하였다. 

죽었을까 봐. 다신 안 돌아올까 봐!"





"그렇게 왁자지껄, 복작복작……  

투덕거림이 끊이지 않는 집에 막내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 

그리 빌었다."





일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꼬리별에 가난을 소원하는 재이와 누이의 소원을 꼭 이뤄달라고 비는 홍랑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소설 『홍랑』은 상단과 왕실의 결탁으로 벌어진 추악한 비밀과 목숨을 내던진 복수보다 이 애절한 사랑에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탄금》이 궁금해졌다. 홍랑과 재이, 무진이의 남은 이야기가 말이다. 






붉은 동백꽃, 하백 꽂이 흐드러지게 핀 『홍랑』의 향기가 진하게 퍼지는 하루이다. 소설 《탄금》, 드라마를 접하기 전 『홍랑』부터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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