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짓 - 기적을 그리는 소년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6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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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그리는 소년 미짓/ 팀 보울러 지음/ 다산책방/ 다산북스





미짓, 그 고통스러운 이름을 입안에서 되뇌어본다. 마지막 장의 충격을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크게 숨을 내쉬어본다. 그래도 눈가는 떨리고, 마음은 저리다. 



팀 보울러 작가는 데뷔작 <기적을 그리는 소년 미짓>에서 환상적인 서사로 '죽음에 가하는 폭력과 공포'를 포용하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엮어냈다. 작은 키에 볼품없는 외모, 말까지 더듬는 열다섯 살 소년이 보여준 마지막 선택은 그가 겪은 고통을 뛰어넘는, 숭고한 희생과 진정한 용서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하고 있다. 



자신조차 본명보다 별명 미짓이 익숙해진 아이. 가족과 이웃은 미짓의 빛나고 순수한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다. 겉모습으로만 그를 판단하여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괴롭힌다. 

특히 미짓보다 2살 많은 형 셉은 끔찍한 폭언과  잔인한 폭력을 서슴지 않는다. 엄마의 죽음을 미짓 탓으로 여겨 지독한 증오를 뿜어내는 그는 악마 그 자체였다. 미짓이 같은 공간 안에서 형 셉의 존재를 인식하면 보이는 신체적ㆍ심리적 반응을 주변의 누군가가 눈여겨봤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교묘하게 이루어져 더 가슴 아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짓에게 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등 마음을 쓰는 아버지조차 아무것도 몰랐다. 오히려 신경 써주는 형을 멀리하는 미짓을 꾸짖기까지 한다. 자신을 그토록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형은 만인에게 사랑받고 주목받는 존재이고 자신은 폭행 당하는 사실조차 말하지 전하는 작고 못생긴 존재라 여기는 미짓의 마음이 어떨지 감히 가늠할 수 없다. 


이제 열다섯, 가족 모두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고 성장해야 할 아이에게 오늘은 그저 버터 내야 할 가혹한 현실일 뿐이었다. 활자를 뚫고 전해지는 참담함에 어른인 나조차 무너져 내렸다. 부디 그에게 온정의 손길이 미치기를 바라며 읽어 내려갔다.




팀 보울러 작가는 작고 못생기고 팔다리가 뒤틀리는 소년을 통해 삶의 소중한 가치를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미짓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품어왔던 꿈이 있었다. 아버지가 심어주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저지하는 그 꿈을 간절히 원하고 바랐다. 그리고 그의 온 마음을 알아주는 이, 미러클 맨 조셉 노인을 만나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기적을 만들어 내고야 만다. 완전하게 꿈꾸는 이가 되어야 기적이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 










오래 산 조셉 노인은 미짓의 미래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 인간이라면 휘둘릴 수 있는 부정적인 마음을 경계하라고 미리 주의 주는 것이었을까. 조셉 노인의 말은 복선이 되어 <기적을 그리는 소년 미짓>을 묵직한 작품으로 완성 짓는다. 나쁜 기적을 바라면 대가가 따라온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미짓의 상황에서 그가 그리는 나쁜 기적이 마냥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어서 더 마음 저렸다. 



두 형제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제니는 이 소설에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섬세하고 배려심 넘치는 이 소녀는 미짓을 진실되게 대하는 몇 안 되는 이들 중 한 명이다. 그의 존재가 미짓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되었던가. 그리고 그녀는 이 소설에서 전하고자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삶의 메시지를 뼈아픈 경험과 함께 녹여낸다. 그 진정성에 미짓뿐만 아니라 우리 독자들도 감화된다. 










어른이 된 지금도 쉽지 않은 문장이다.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무언가를 건드리는 이 문장을 실천하려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소년 미짓은 해내고야 말았다. 그가 보여준 마지막 위대한 기적이 일으킨 감동의 파장이 요동쳤다. 그리고 읽는 내내 그의 마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우리 삶을 충만하게 채워주고 있다.  이 아름다운 소년, 기적을 그리는 소년 미짓을 내려놓기까지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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