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가의 배신 - 김학의 사건이 예고한 파국, 검찰정권은 공정과 상식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이춘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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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가의 배신/ 이춘재 지음/ 한겨레출판




기자 생활의 대부분을 법조 분야에서 쌓은 이춘재 저널리스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검찰국가의 배신]


'김학의 사건'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을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 간의 팽팽한 긴장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에 저항해 온 검찰이 정권이 레임덕에 빠지자, 검찰개혁을 추진한 인사들을 겨냥하여 수사를 진행하였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외압 의혹 사건' 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이정섭 부장검사에게 배당하여 진행한 이 사건들을 정리하여 담고 있는 책이 바로 [검찰국가의 배신]이다. 







'김학의 사건'은 문재인 정권이 검찰개혁 차원에서 추진한 '검찰과거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 대상이었다. 

김학의는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지 일주일도 안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건축업자 윤중천에게 성 접대를 받은 의혹이 불거진 탓이었다. 2013년,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었다. 그렇게 잊혔던 김학의를 검찰과거사위가 세상 밖으로 다시 소환한 것이다.



이춘재 저자는 1,2차에 이어 3차까지 진행된 수사 과정을 알기 쉽게 정리해 주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사건과 그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 간의 팽팽한 기싸움을 잘 전달하고 있다. 

김학의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누구든 검찰개혁의 필요와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검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무마 외압 의혹 사건'으로 판을 키웠다.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주도한 인사들이 기소 대상이었다. 

무엇보다 이 사건들을 수사하게 된 배경이 압권이었다. 법무부 출입국본부가 김학의의 해외 출국 시도가 무마된 지 나흘 만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언론 보도를 보고 내부 감찰을 의뢰했다. 그 결과 출입국본부 직원이 아닌 공익 법무관 2명이 김학의의 출입국 내역을 조회한 사실이 확인되자 법무부는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이 김학의에게 출금 관련 정보를 알려 줬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밝혀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맡은 수사팀이 성격을 확 바꿔버린다. 김학의에게 출입국 기록이 흘러 들어간 사건을, 출입국본부의 '민간인 사찰'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춘재 저자가 기록한 '김학의 사건'의 진실을 읽어나가면서 검찰의 자가당착에 몸서리쳐졌다.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일수록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쓴다는 그의 말이 뜨겁게 와닿았다. 보여준 대로, 들려준 대로 이끌려 다니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글의 힘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그의 기록이 진실에 눈 감은 많은 이들을 깨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단편으로, 조각조각으로 기억하고 있던 사건들을 체계적으로 톺아봄으로써 사건의 본질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제대로 안다는 것이 변화의 큰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한겨레 하니포터8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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