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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 - 초대 정책실장 이정우가 기록한 참여정부의 결정적 순간들
이정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평점 :
곧 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다. '바보 노무현' 그 누구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했던 그분을 떠나보낸 지가 그렇게 오래되었구나. 이런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는 책이 최근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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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 이정우 저/ 한겨레출판
노무현이 대선 후보였을 때부터 함께 한 초대 정책실장 이정우 (명예) 교수가 저술한 참여 정부 회고록 <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다크호스 노무현 후보가 절대 우위로 점쳐졌던 이회창 후보를 이기고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만큼 강렬한 사건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 정부는 지독히도 사랑받거나 지독히도 미움받았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소신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분은 아름다웠다.
요즘 들어 인간미 넘치고 소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쩍 그리웠는데 이렇게 회고록으로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비통했다.
이정우 전 정책실장이 담은 참여 정부의 1000일은 기억 속 노무현과 알지 못하는 노무현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 어느 쪽에서도 끈끈한 지지와 신임을 받지 못했던 외로운 싸움꾼 노무현을 좀 더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새길 수 있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에 진심이 녹아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공격과 비난을 무던히도 받았다. 하지만 기억 속 그분은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탄 채 쌍꺼풀 수술해서 커진 두 눈으로 있는 힘껏 웃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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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첫 장관 연수회에서 국정 철학을 전달하기 위해 한 기조연설이 기억에 남는다. 개혁 정부가 되기 위한 과제들 - 정치 개혁, 정부 개혁, 언론 개혁, 교육 개혁, 권력 기관 문제 -을 하나하나 거론하였다. 그리고 장관 ·위원장 ㆍ 수석들에게 "38명의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 한다. 하지만, 선거로 국민의 주권을 행사한 이후에는 대통령에게, 국회의원에게 그 힘을 위임한다. 대표들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보를 쫓다 보니 그분이 짊어진 국민의 염원과 안녕이 잘 보였다. 얼마나 치열하게 나라와 국민을 위해 싸워왔는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욕먹어도 좋으니 다음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
출범부터 쉽지 않았던 참여 정부는 언제나 정공법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품을 알 수 있었다. 대북 송금 특검법, 화물연대 파업과 노사 갈등, 철도 구조개혁, 교육 개혁, 한미 간 BIT, 신행정수도, 부동산 개혁 등 결정적 순간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대화가 육성으로 지원될 만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눈앞의 성과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펼치고자 한 진정한 대한민국의 대통령 노무현과 그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1000일의 기록이었다.
"경기는 나쁘다가도 살아난다.
근본과 원칙을 잃지 않고 꾸준히 가야 한다.
3개월, 1년, 총선으로 결판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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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묻고, 자리에 상관없이 귀담아듣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은 언론에 비친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이정우 저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다채로운 모습과 참여 정부의 정책 논의·수립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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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한 자산이다. 특히나 현대사는 지금을 이해하고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정우 회고록 <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또한 그 길 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겨레 하니포터8기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