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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비밀 레시피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6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평점 :
악마의 비밀 레시피/ 부연정 저/ 자음과모음
악마의 레시피
환상적인 맛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런 다정한 악마가 운영하는 가게라면 꼭 단골이 되고 싶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인간과 나름의 해법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데몬'이 운영하는 식당 '악마의 레시피'로 얼른 떠나보자.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d/k/dkdtlksu/Ligc0nd0ilo2u5N4.jpeg)
"인간, 영혼을 달래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나?"
갑자기 까마귀가 말을 걸어온다면? 게다가 식당을 추천해 준다며 황당한 안내를 시작한다면 깜짝 놀랄 일이다. 하지만 만년 오등 수영선수 이세현은 홀린 듯 따라간다. 열심히 훈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오등을 한 세현이는 지금 이 순간 깊은 좌절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소리를 삼킨 소년>으로 청소년 문학에 발을 내디딘 부연정 작가는 인간의 부정적 감정을 마력의 원천으로 삼는 악마가 현대 사회에서 존재 자체가 점점 잊혀 소멸되어가는 와중에 마력이 약한 후계자가 인간계에서 식당을 연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음이 여린 악마가 책으로 배운 요리로 인간의 영혼을 달랜다. 악마의 의미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악마의 레시피'를 방문한 열여섯 살 중학생 세현, 지영, 민준이의 사정과 고민들을 살피는 과정에서 자신의 고민과 감정들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맛있게 드셨으니, 손님께 환상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생존을 넘어 치유와 행복을 향유하게 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온몸의 감각을 깨워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추억이 어린 음식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데몬은 각 인물에 알맞은 음식을 제공하고 '환상'을 보여줘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게끔 도와준다. 음식과 추억과 대화 그리고 있음 직한 미래(환상)가 어우러져 인물들이 고민과 감정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16/pimg_7258792674295202.jpg)
지레짐작으로 커지는 불안, 두려움, 슬픔, 죄책감 등 형태를 갖추지 않고 뭉뚱그려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억누르기에 바빴던 속마음을 똑바로 마주하고 달라진다. 이렇게 한 뼘 더 성장한 아이들이 짓는 밝은 웃음에 전염된다.
말을 하고 나자 감정의 형체가 더욱 또렷해졌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막연하던 감정이
단어로 정의되고 나서야 형태를 갖추는 경우가.
지금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상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 스스로 답을 찾고 자신의 라인에서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인생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 자신에게 적당한 속도로 결승점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친구든 연인이든, 상대방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매력이 없어. 자기한테 집중하는 사람이 더 멋있지."
<악마의 비밀 레시피>는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는 맛있는 책이다. 아직은 서투르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우리가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그 시간을 맛있게 그려내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상한데 맛있는 데몬의 요리뿐 아니라, 데몬과 파주주가 보여주는 케미와 마계의 이모저모 또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우당탕탕, 요란한 소리로 놀라게 하지만 그만의 비밀 레시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데몬과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충성심 넘치는 까마귀 파주주가 기다리고 있는 그곳에서 지친 마음을, 포기하고픈 마음을 달래고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d/k/dkdtlksu/tVo467chPDsHQNTH.jpeg)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