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 개정판
다키모리 고토 지음, 이경희 그림, 손지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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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




고로와 시로, 고로와 히로무.

잔잔한 한 편의 일본 영화를 본 것 같다.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할아버지와 고양이>가 있다. 사람들의 마음에 난 상처를, 구멍을 고양이가 어루만져 메워주는 이야기들이다. 사람과 고양이 간의 교감이 살아가는 데 잔잔한 힘이 되어주는, 다정한 이야기로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다키모리 고토 작가의 고양이들 역시 작은 시골 마을 주민들이 가슴 깊숙한 곳에 묻어둔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덕분에 슬픔의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이들은 일어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이 아이들의 가족이 되어주실 분은 연락을……"



시골 한구석에 있는 파친코 가게에 놓인 한 권의 노트.

바로 철물점을 운영하며 길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유미코 씨의 '입양 부모 찾기 노트'이다. 여기에서 시작된 만남이 '기적의 붉은 실'이 이끄는 기적으로 이어진다. 


4편의 에피소드 속 슬픔의 원인은 묵직하고 다양하다. 왜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채 살아가는지 공감이 간다. 

그래서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을 통해 슬픔의 밑바닥에서 구원받는 이야기들이 더 특별한 감동으로 와닿는다. 

빚 때문에 야반도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간 고양이가 걱정된 유토, 가슴으로 낳은 아들 쇼타로가 한 잘못이 슬픈 결과가 되기 전에 수습하고자 서두르는 가도쿠라 씨, 자식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 자책하며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 어머니, 어린 시절 집 마당에서 태어난 고양이 시로를 만나 비로소 비밀의 상자를 연 고로와 히로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다시 만나는,

만나고픈 반려동물을 다시 만나는,

살아서 서로의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기적을 다정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힐링 소설,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파도처럼 와닿았다. 살다 보면 놓치게 되는, 잊어버리게 되는, 진정 귀한 것들이 "야옹" 소리와 함께 찾아왔다. 




날 꼭 안아준 적 있었지?

진짜 따뜻하다고 생각했거든.

그때 그 따뜻함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힘이 나더라고,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넘어설 수 있었어.

그때 받은 따스함이 날 지금까지 버티게 해주었어.

살아있어서 다행이야. 

이 세상에 태어난 기적.

오늘을 사는 것도 기적.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살면 우리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고양이를 돌보고 구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다시 돌고 돌아 사람을 구원하는 기적이 되었다. 마음의 커다란 상처를 마주할 자신이 없던 이들이 '고양이'의 소중한 가르침으로 구멍을 마주할 힘을 얻었다. 왜 태어났는가?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그 자체를 찾기 위해 살고자 한다.


슬픔의 밑바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소설책을 만나 기분 좋은 생각을 즐겼다. 

산다는 것, 가족으로 산다는 것,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슬픔과 상처를 보듬아주고,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곁을 지킨다는 것에 대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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