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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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김쿠만 저/ 네오픽션




네온사인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은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이다. 새로운(neon) 장르로 보내는 다양한 신호(sign)라는 기획 취지에 적합한 색다른 소설이다.

 

작가 본인의 이력 때문에 생긴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인 설정과 분위기가 다분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왠지 게임 회사 분위기가 딱! 이럴 것만 같다. @.@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은 B급 감성을 물씬 풍기는 SF 호러물로, 게임회사 신입사원의 눈물겨운 취업 체험담이 펼쳐진다.

 

소설 시작부터 '취업'은 했지만 이 업계에 대한 지식·정보가 전무후무한 신입사원 대호 씨를 따라 회사를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기는 2033년으로, 귀신을 때려잡는 가상현실 게임 <Project G> 출시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 투입되어 수많은 귀신 캐릭터 설정을 하게 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과정이 실로 생경하고 독창적인지라 김쿠만 작가의 상상력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챗지피티, 안드로이드, 3D 프린터, 메모리칩, 대화, 커밋. 읽어본 자만이 향유할 수 있다. 이 혁혁한 기술로 '귀신'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게임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이렇게 섬세하고도 지난한 수고를 들여야 한다니…

 


 


 

 

본부장에서 시작해서 본부장이 마무리하는, 제멋대로 기분대로 승인·번복을 되풀이하는 게임 개발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귀신' 보다 '본부장'이 더 징글징글, 부글부글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글 전반에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B급 감성과 유머는 캐릭터들의 성격과 상황을 찰지게 살린다. 감각적인 소설을 빠르고 가볍게 전하고자 하는 '네온사인'답다.

 

 

"<Project G>의 G가 무슨 뜻인지 여쭤도 될까요?

되고 말고. 그 G는 굿에서 따왔네, 굿

Good이요?

아니? 영어 말고. 무당이 하는 굿."

 

"그 정도 욕은 공기라니까요."

 

"<Project G>를 위해 굿을 할 거예요.

굿이라고요?

그냥 굿도 아니에요. 살을 쏘는 굿이죠.

살이요?

뭐, 저주 같은 거라고 해두죠."

 

"호환되지 않은 VR 기기입니다. "

 

 

잘 풀리지 않는 회사 상황과 귀신의 출몰 등 여러 사건들을 같이 부대끼다 보니 어느새 대호 씨와 함께 비명을 질러야 할 것만 같은 기묘하고도 기이한 이야기였다. SF 소설 판에서도 짠 내 나는 회사 생활을 극현실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여러모로 감정을 자극하였다. 테크노밸리에서 부유하는 귀신과 망령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다.

 

 

 

 

잊고 있었던 B급 감성을 끄집어내 그 재미를 일깨워준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탄식 끝에 체념하는 듯한 대호 씨의 마지막 말이 신랄하다.

"망령은 더 이상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에."

만약 눈앞에 망령이 보인다면, 그 망령은 귀신일까? 게임 캐릭터일까? 게임 개발자일까?

어깨를 토닥이며 "내일은 더 괜찮을 거야." 힘을 전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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