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뉴타운 책 먹는 고래 46
정혜원 지음, 나미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 바다 민박> 시리즈로 정을 나누며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로 우리를 훈훈하게 해주었던 정혜원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도깨비'가 소재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책 속에서 만났던 그 도깨비 말이다. 장난과 수수께끼를 좋아하여 고개를 넘으려 하면 씨름을 해서 이겨야 보내줬던 도깨비, 메밀묵 좋아하던 도깨비, 방망이로 뚝딱! 여러 가지 물건들을 불러내던 도깨비. 이번 정혜원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에서 만나볼 '도깨비'는 '착한 사람 돕는' 도깨비다.

 

 

 

도깨비 뉴타운/ 정혜원 글/ 나미 그림/ 고래책빵



 

상권이 죽어서 빈 상가가 대부분인 '도깨비 뉴타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도깨비 마법 같은 동화 세 편을 만날 수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도깨비 빵집 1호점>, <낄낄낄 도깨비 책방>, <왕도깨비 만물상>, 이 세 편의 이야기는 움츠려드는 우리네 어깨를 포근히 감싸 안아 훈훈한 온기를 나눠줄 것이다.

그리고 삽화를 담당한 나미 작가의 그림은 전래동화에서 보았던 그림 같아 <도깨비 뉴타운> 이야기를 더 실감 나게 해준다. 정겨운 그림체가 이야기 맛을 한층 더 살려주고 있다.

 

 

상권의 붕괴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도깨비 뉴타운'은 빈 상가들이 늘어만 간다. 길 건너 화려하게 새로 지은 상가들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옮겨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잘 극복하여 도깨비 뉴타운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정혜원 작가는 우리 전통문화 속에 잠들어있던 부의 신 '도깨비'를 소환하였다. 신통방통한 도깨비의 '도깨비 뉴타운 되살리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도깨비 빵집 1호점 -

부쩍 잦아진 부모의 싸움, 허름한 맨션, 어둠컴컴한 동네 상가. 이 모든 것이 속상한 예찬이 앞에 도깨비처럼 빵집 사장님이 나타났다. 사장님이 주신 빵을 먹자 달콤한 맛에 기분이 풀렸다.

 

 


 

갑자기 생겨난 '도깨비 빵집'에 국내 제빵사 예찬이 아빠가 취직을 하게 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예찬이네에도 봄바람이 불게 된다. 국산 재료로 새로운 빵을 열심히 연구·개발하는 예찬이 아빠 덕분에 도깨비 빵집은 대박이 난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예찬이네의 모습이 처음 안쓰러웠던 예찬이 모습과 대비되어 더 기뻤다.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예찬이 아빠와 예찬이네 가족에게 과연 도깨비는 어떤 복을 내렸을까? 가슴 두근거리며 읽을 수 있는 기분 좋은 동화이다.

 

 


 

 

- 낄낄낄 도깨비 책방 -

'도깨비 빵집'이 대박 나자 다른 상가들도 상가명에 '도깨비'를 넣어서 장사하기 시작한다. 예찬이 엄마 친구인 황은결 동화 작가가 운영하는 '랄랄라 책방'도 '낄낄낄 도깨비 책방'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도깨비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있다. 일본 도깨비 오니는 방망이를 들고 뿔이 나고 무시무시한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깨비는 뿔도, 방망이도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깨비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동화가 바로 <낄낄낄 도깨비 책방>이다.

 

 

"부탁이 있어서. 도깨비 이야기를 쓰려면 제발 똑바로 써주시오.

일본 도깨비를 한국 동화책 안에 잔뜩 불러다 놓지 말고. 자존심이 상해서 죽을 지경이오. "

 

 

작가의 마음이 담긴 문장에 가슴이 뜨끔했다. 나 또한 혹부리 영감 속 도깨비를 당연히 우리나라 도깨비라 여겼으니까 말이다.

 

 


 

 

이제서야 누린내가 나고 패랭이를 쓰고 한복을 입으며 메밀 묵을 좋아하는 구릿빛 피부색을 가진 사람 모습이 우리나라 도깨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깨달음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만난 의미는 매우 크다.

 

 

- 왕도깨비 만물상 -

도깨비 뉴타운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 바로 만물상을 차리는 왕도식, 왕도깨비 아저씨다. 만물상, 요즘에는 보기 힘든 곳이다. 어린 시절에 친구 집이 만물상이라 놀러 가면 정말 없는 거 빼고 다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이야기는 왕도깨비 왕도식 아저씨의 신부 찾기다. 도깨비 빵집 예찬이네 엄마와 낄낄낄 도깨비 책방 준영이네 엄마는 왕도깨비에게 여러 아가씨를 소개해 준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인연을 만나지는 못한다. 왕도깨비 아저씨는 앞 동화의 주인공들처럼 기이한 일을 겪으면서 도깨비 뉴타운에 적응해간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허름한 상가 '도깨비 뉴타운'에 갑자기 생겨난 '도깨비 빵집'을 시작으로 신기한 일들이 일어난다. 도깨비가 나타나 열심히 살아가는 착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왜 도깨비 뉴타운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도깨비 뉴타운' 상가 사람들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챙기며 돈독한 정을 나눈다. 서로 배려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그들은 마치 한 가족 같다. 그들의 얼굴에도, 도깨비 뉴타운 상가에도 환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하하하 호호호 히히힛."

잘 들어보면 도깨비 뉴타운 이웃들의 밝고 경쾌한 웃음소리 속에 바람을 타고 온 도깨비 웃음소리가 멀리 퍼지고 있다. "낄낄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